
[스포츠월드=김진엽 기자] “고립됐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홋스퍼 공격수 손흥민(28)의 울버햄프턴전 움직임을 본 현지 언론의 평가다. 손흥민은 최근 전방에서 외로운 싸움을 벌였다.
토트넘은 28일(이하 한국시간) 울버햄프턴 원정으로 2020∼2021 EPL 15라운드를 치렀다. 결과는 무승부. 4경기 무승(2무 2패)이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리그 1위에 자리했으나 지금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주어지는 4위도 힘든 상황이다.
토트넘이 시즌 초반 선두를 달릴 수 있었던 것은 ‘주포’ 손흥민과 해리 케인의 활약 덕분이다. 케인이 골을 책임지고 손흥민이 조력자로서 힘을 보탰던 예년과 달리 두 선수가 돌아가면서 골, 도움을 기록하며 팀 공격을 책임졌다. 손흥민은 EPL 득점 선두까지 치고 올라갔다.
지금은 아니다. 손흥민과 케인은 외롭다. 손흥민의 경우 측면 수비까지 적극적으로 가담해야 해서 더 많은 부담을 갖고 있다. 상대 팀들이 토트넘을 간파한 것. 조세 모리뉴 토트넘 감독의 칼끝은 결국 손흥민과 케인이라는 점을 파악했고 이들에게 가는 공을 일찍이 차단하면서 두 선수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그 결과 손흥민과 케인은 2경기 연속으로 침묵했다. 이번 시즌 치른 15경기 동안 처음이다.

모리뉴 감독 역시 이를 이겨내기 위해 울버햄프턴전에 변칙 전술을 꺼내 들었다. 손흥민 측면, 케인 원톱이 아닌 투톱 전술로 상대를 공략하려 했다. 하지만 울버햄프턴 수비진은 흔들리지 않고 두 선수를 90분 동안 묶었다. 특히 손흥민은 심리적인 부담도 적지 않은 모양새였다.
평소와 같았다면 침착하게 마무리하거나 동료에게 연결했을 상황에서 다소 무거운 몸놀림을 보였다. 손흥민은 토트넘 통산 100호골을 앞두고 있다. 지난 24일 스토크 시티와의 리그컵 8강전에서 달성하기는 했으나 주심의 오프사이드 오심 판정으로 취소된 바 있다. 결국 손흥민은 슈팅 1회, 키패스 1회에 그쳤다. 아홉수에 빠졌다.
이를 본 현지 언론은 손흥민이 외롭다고 지적했다. 경기 종료 후 영국 매체 ‘익스프레스’는 “일반적 상대 측면을 장악하지만 이날은 울버햄프턴 진영에서 공을 받을 때 고립됐다”고 주장했다. ‘풋볼 런던’은 “공격 가담은 열심히 했으나 기회 창출에는 도움이 거의 되지 못했다”며 무거웠던 손흥민의 움직임을 설명했다.
손흥민이 다시 살아나기 위해서는 손흥민, 케인에게 과도하게 쏠리는 득점 부담을 덜어야 한다. 모리뉴 감독의 변칙 전술도 통하지 않은 만큼 토트넘이 잘할 수 있는 정공법을 택하면서 다양성을 갖춰야 한다.
손흥민 반대 측면 자원을 활용한 득점포, 미드필더들의 중거리 슛, 세트 피스 등 다양한 득점 루트를 찾아야만 손흥민도, 토트넘도 다시 미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손흥민의 토트넘 통산 100호골은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다.

wlsduq123@sportsworldi.com 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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