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김진엽 기자] 프로축구 K리그1 울산현대가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정상에 오르며 ‘투자는 성적’이라는 공식을 증명했다.

 

 울산은 현대중공업을 모기업으로 두고 있다. 투자를 바탕으로 국가대표급 자원을 지난 몇 년간 대거 품었다. 같은 현대가인 전북현대에 밀려 2년 연속 리그 준우승에 그쳤지만 꾸준한 투자가 ACL 우승으로 열매를 맺었다.

 

 프로스포츠에서 투자 없이 결과를 얻기는 힘들다. 유스 시설을 활용한 경쟁력도 방법이 될 수 있지만 한계가 있다. ‘투자는 성적’이라는 명제는 전북과 K리그2 우승팀인 제주유나이티드가 2020시즌에 증명했다.

 

 전북은 시즌 중반 울산에 밀려 2위에 그치자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막대한 자금을 풀어 모 바로우와 구스타보라는 굵직한 외국인 자원을 품었다. 이들은 필요한 순간에 존재감을 발휘하며 소속팀에 역전 우승을 선물했다. 제주는 2019시즌을 끝으로 2부 리그로 강등되는 수모를 겪고도 예산을 줄이지 않았다. 오히려 승격 청부사로 불리는 남기일 감독을 영입하고 원하는 선수들을 지원하며 강등 한 시즌 만에 K리그1으로 복귀했다.

 

 여기에 울산이 ACL 우승을 통해 투자해야 열매를 수확한다는 것을 재차 보여줬다. 윤빛가람, 이청용, 홍철의 영입이 대표적이다. 윤빛가람은 이번 시즌 울산 유니폼을 입었다. 허리를 강화하기 위한 승부수였다. 리그에서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을 보이더니 ACL에서는 펄펄 날았다. 카타르에 입성한 이후 4골 3도움을 기록하며 대회 최우수 선수(MVP)까지 석권하며 제2의 전성기를 증명했다.

 

 이청용도 중심을 잡아주고 창의성 있는 경기력으로 활력을 불어넣었다. 홍철 역시 시즌 중반에 울산으로 이적하면서 유일한 약점으로 꼽히던 왼쪽 측면을 강화했다.

 

 막대한 투자로 울산은 역대 두 번째 ACL 우승뿐 아니라 대회 역사도 새로 썼다. 조별리그 2차전부터 결승까지 모두 2골 이상을 터트리며 전승을 기록, ACL의 한 페이지를 작성했다. 7경기 연속 멀티골 역시 울산이 최초였다.

 

 명예만 챙긴 게 아니다. 부가적인 수입까지 챙겼다. 우승 상금이 적은 K리그(5억원)와 ACL은 다르다. 우승 상금으로 380만 달러(약 41억원)를 챙겼다. 승리 수당 및 출전 수당도 적지 않다. 울산은 조별리그를 5승 1무로 통과했고 결승까지 오르는 세 번의 토너먼트를 통해 76만 달러(약 8억3500만원)를 확보했다. 총 50억원가량을 챙겼다.

 

 끝이 아니다. ACL 우승팀 자격으로 내년 2월 참가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2021년 2월 1∼11일) 상금도 있다. 클럽월드컵은 해마다 6개 대륙 클럽대항전 챔피언과 개최국 리그 우승팀이 한데 모여 세계 최강 프로축구팀을 가리는 대회다. 지난 대회를 기준으로 국가별 우승팀 자격으로 참가해 최소 6위를 확보한 울산은 100만 달러(약 11억원)를 확보했다. 한 단계씩 순위가 오를 때마다 50만 달러(약 5억5000만원)의 상금을 추가 확보한다. 우승팀이나 준우승팀이 될 경우 각각 500만 달러(약 55억원), 400만 달러(약 44억원)를 더 챙길 수 있다.

 

 프로스포츠에서 ‘투자는 필수이자 선순환의 시작’이라는 것을 증명한 울산이다.

 

wlsduq123@sportsworldi.com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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