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일문일답] 정든 한화 떠나는 이태양 “좋은 기억만 가지고 갑니다”

 

[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한화에서 좋은 기억만 가지고 갑니다.”

 

이태양(30)이 유니폼을 갈아입는다. 18일 트레이드를 통해 한화에서 SK로 둥지를 옮기게 됐다. 2010년 5라운드(전체 36순위)로 한화 지명을 받은 이태양은 11년째 한 팀에서만 뛰고 있었다. 그만큼 정이 많이 들었던 것이 사실. 이태양은 “하루아침에 한화를 떠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쉽게 잡히지 않더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래도 다시 일어서야 한다. 이태양은 “SK가 필요로 해준 만큼 어떻게 하면 보탬이 될 수 있을까만 생각하려 한다”고 각오를 전했다.

 

순천 효천고를 졸업한 이태양은 2012년 1군 무대에 첫 발을 내딛었다. 본격적으로 서기 시작한 것은 2013년부터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활약했다. 가장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시기는 역시 2018년도다. 필승조 한 축으로, 63경기에서 4승2패 12홀드 평균자책점 2.84를 기록했다. 그해 한화가 가을야구 무대를 밟는 데 힘을 태기도 했다. 통산 1군 성적은 232경기에서 20승35패 2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5.30 등이다. 다음은 이태양과의 일문일답이다.

 

Q. 갑작스러운 트레이드 소식에 정신이 없을 것 같다.

“강화에서 퓨처스(2군) 경기가 있었다. 아침 일찍 경기장에 나서 워밍업을 하고 있었는데, 트레이드가 됐다고 말씀해주시더라. 많이 놀랐다.”

 

Q. 처음 들었을 때 어떤 마음이 들었는가.

“11년 동안 한화에만 있었다. 긴 시간 아닌가. 막상 하루아침에 한화를 떠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쉽게 잡히지 않았다. 그래도 어차피 야구를 계속 해야 하는 것이고, SK에서 필요로 했기 때문에 불러주신 거니깐 좋게 생각하려 한다. 이런저런 고민할 겨를이 없다. 어떻게 하면 새로운 팀에 보탬이 될 수 있을까만 생각하려 한다.”

 

Q. 동료들도 많이 아쉬워했을 것 같다.

“처음에 다들 놀랐다. 10년을 함께했던 동료들이다. 정이 많이 들었다. 빨리 새 팀에 적응해야 할 것 같다.”

 

Q. 선수 입장에선 새로운 도전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렇다. 형들도 계속 좋은 얘기들을 많이 해줬다. 너무 크게 맘 쓸 필요 없다고 다독여주더라. SK가 필요로 해준 만큼 가서 잘해야 한다.”

 

Q. 개인적으로 SK에 친분있는 선수들이 있는가.

“(이)재원이형과 예전에 대표팀에서 한 번 같이 뛴 적이 있다. 그리고 한화에서 뛰었던 오준혁과 친분이 있다. 그 선수들 말고는 없다. 인천에 연고도 없는데 살짝 걱정이 되기도 한다. 와이프도 소식을 듣고 놀라더라. 부차적인 부분들이 앞으로 차차 해결해야할 듯하다.”

 

Q. SK에선 불펜 쪽에 힘을 불어 넣어주길 기대하고 있다.

“올해 성적이 안 좋았지만, 지금보다 좋아질 거란 믿음은 있다. (필승조로 뛰었던) 2018년엔 구위도 좋았고 자신감도 컸다. 그것들에 미치지 못하면서 멘탈적으로 많이 흔들렸던 것 같다. 주어지는 상황에 맞게 최선을 다하고 싶다.”

 

Q. 마지막으로 한화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 것 같다.

“신인으로 한화에 들어와서 오랜 시간을 함께 했다. 잘했든 못했든 항상 응원해주시는 팬 분들이 있어서 좋은 기억만 가지고 떠난다. 감사하다. 2018년도 가을야구를 했던 때가 생각난다. 그런 행복을 나눌 수 있고, 그 순간에 내가 속해있다는 게 기뻤다. 대전으로 원정을 가도 기분이 남다를 것 같다. 계속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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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포츠월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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