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시선] ‘미스터트롯’ 김성주, 위기상황에 더 빛난 진가

[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제1대 ‘미스터트롯’ 眞(진)에 임영웅이 이름을 올렸다. 사상 초유의 시청률로 높은 관심을 입증했던 ‘미스터트롯’은 동시에 ‘우승자 발표 지연’이라는 초유의 방송사고로 시청자의 원성을 샀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사태의 연속에서도 빛난 한 사람이 있다. ‘미스터트롯’의 시청자라면 누구라도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단 한 사람. 바로 MC 김성주다. 

 

 지난 14일 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이하 ‘미스터트롯’)의 최종 결승전 순위가 발표됐다. 이는 앞선 방송사고로 인한 ‘특별 생방송’. 전국 시청률 35.7%를 기록하며 시청자가 오매불망 기다린 진(眞)-선(善)-미(美) 발표는 이틀 뒤로 미뤄졌다. 결승전이 진행되는 동안 실시간으로 접수받은 문자 투표수가 773만 1781표를 기록했기 때문. 전례 없던 기록에 집계 및 분류 시스템에 과부하가 발생, 결승전 발표가 지연됐다.

 12일 방송에서 김성주는 “결과 집계가 계속 지연되고 있다. 너무 많은 문자투표가 폭주했다”고 알렸다. 집계 방법도 수차례 설명했다. 그럼에도 집계는 완료되지 않았고 마침내 “이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난감하다”는 말까지 했다. 그리고 제작진에게 ‘결과 발표 1주일 연기’라는 공지를 넘겨받았다. 대본을 확인하고 아랫입술을 꽉 깨문 그는 말을 쉽게 잇지 못했다. 긴장한 그의 모습이 시청자에게 모두 전달됐을 정도. 김성주는 “문자 투표를 새벽 내내 집계해야 하는 상황이다. 무작정 기다릴 수 없기에 시청자 여러분과 TOP7 도전자에게 양해의 말씀을 구한다”며 최종 결과 발표 보류를 알렸다.

 위기상황에서 더 빛났다. 김성주는 난감한 상황을 마주하고도 침착하게 시청자를 설득해갔고, 제작진을 대표해 사과까지 했다. 14일 방송에서도 그의 진가는 더욱 빛을 발했다. 김성주는 “지금부터 결과를 발표합니다”라는 오프닝 멘트 이후 55분간의 방송을 이끌어나갔다. 이를 지켜보던 이찬원은 “김성주를 왜 명MC라 말하는지 알았다”며 박수를 보냈다.

 

 엠넷 ‘슈퍼스타K’과 MBC ‘복면가왕’을 대표로 오디션(경연) 프로그램의 경험을 쌓아온 김성주의 특급 내공이 ‘미스터트롯’을 만나 폭발했다. 안정감 있는 톤과 참가자들의 긴장을 완화할 센스도 겸비했다. 우여곡절 끝에 최종 결과를 발표를 이끈 그의 활약에 “‘미스터트롯’의 진정한 ‘진(眞)’은 김성주”라는 시청자의 극찬도 이어지고 있다.

 첫 방송을 시작한 이후 최고의 시청률과 화제성을 독식한 ‘미스터트롯’. 전국민적 관심을 끈 만큼 아쉬움도 크게 남겼다. 자정을 훌쩍 넘은 시간에 결과 발표를 시작했지만 최종 7인에는 15세 미만 정동원(2007년생)도 포함된 상황이었다.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 15세 미만의 청소년 출연자는 방송에 출연할 수 없다는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제22조를 어긴 처사다. 부모의 동의가 있다해도 자정까지로 제한되지만 이를 어기고 정동원을 무대에 세웠다. ‘미스터트롯’ 측은 “정동원 아버지의 동의와 현장 배석 하에 참석하게 됐다. 정동원 본인이 간곡하게 결승전에 참여하고 싶어했고, 부모도 현장에 있어서 그렇게 진행했다”고 설명했지만 결과론적인 변명에 불과하다.

 

 전국 시청률 35% 돌파 역시 예고된 수순이었다. 그러면서도 다중 투표를 허용해 투표수 상승을 꾀했다. 773만 1781표를 ‘전례 없는 투표수’라고 재차 강조했지만, 이를 준비하지 못한 채 기록적인 투표수만을 강조하는 것은 방송사의 무책임한 처사임이 틀림없다. 반면 제작진의 준비 소홀히 김성주의 진가를 발휘하게 했다. 김성주이기에 가능한 ‘위기 탈출’이었다. 유종의 미가 아닌 ‘위기 탈출’이 된 ‘미스터트롯’은 썩 유쾌하지만은 않은 마무리를 거두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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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조선,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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