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의 입’ 샤론 최, “데뷔작은 한국 배경의 작은 이야기일 것”

[스포츠월드=유수연 온라인 뉴스 기자] 오스카 시즌 MVP로 평가받는 샤론 최가 아카데미상 무대에 오르기까지 10개월에 걸친 여정을 직접 소개했다.

 

샤론 최는 18일(현지시각) 미국 버라이어티에 수기 형식의 글을 기고, ‘봉준호의 입’으로 활약하며 느꼈던 경험과 영화감독 지망생으로서 앞으로의 계획을 털어놨다. 자신의 심경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6개월간 통역을 맡으며 '기생충'이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것을 비롯해 봉준호-송강호 코미디 듀오를 옆에서 지켜본 일, SAG 앙상블상을 받았을 때 기립박수를 받았던 일, 그리고 봉준호 감독이 오스카 시상식에서 마틴 스콜세지 감독에게 경의를 표한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나는 시상식 시즌에 있었던 일을 각본으로 쓰지 않을 것”이라면서 “봉준호 감독이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라는 말을 인용한 것처럼, 나는 내 마음과 가장 가까운 한국 배경의 작은 이야기를 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오스카에 서기까지 겪었던 남다른 고충에 대해서도 털어놓았다. “가면 증후군과 싸웠고, 대중에게 사랑받는 사람의 말을 잘못 전달할 수 있겠다는 불안함과 싸워야 했다”며 “무대 공포증에 대한 유일한 치유법은 무대 뒤에서 10초간 명상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봉준호 감독과 인연이 된 계기에 대해 “2019년 4월 이메일로 봉준호 감독의 통역 의뢰를 받았지만, 단편 영화 각본을 쓰느라 메일을 확인하지 못해 불발됐었다”면서 “다음에 꼭 하고 싶으니 다시 연락을 달라고 했다. 이후 두 번째 통역 의뢰를 수락하고 (통역할 때) 화장실에 가지 않아도 될 정도로 방광이 한 시간은 버텨주기를 기도했다”고 당시의 벅찬 감정을 회고했다.

 

앞서 9일(현지시각) 아카데미 시상식이 끝난 직후 열린 외신 기자회견에서 봉준호 감독은 샤론 최에 대해 “그는 영화감독이다”라며 “그의 각본이 굉장히 궁금하다. 실제로 그는 몇 개의 장편 각본을 쓰고 있다.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다”고 말한 바 있다.

 

과연 샤론 최가 장편 데뷔작으로 한국 관객과 만날 수 있을지 영화팬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사진=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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