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터뷰] ‘효자’ 강백호의 통 큰 약속 “전원주택 사드릴게요”

[스포츠월드=투손(미국) 전영민 기자] “이런 부모님 또 없잖아요. 저도 그런 아들이 되어야죠.”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 위치한 KT 선수단 숙소에서 근처 마트까지 걸어서 약 20분. 호텔 주변에 여가를 즐길 만한 장소가 마땅치 않은 환경 탓에 강백호(21·KT)는 훈련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시간을 호텔방에서만 보낸다. 심우준, 김민혁 등과 방에서 콘솔 게임을 즐기면서 여가를 즐기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나마 친한 동료들과 쇼핑을 다녀온 것도 2주 동안 한 번이 전부다.

 

 매일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는 환경이 지루하지만 유독 웃음이 끊이지 않는 시간도 있다. 훈련을 마친 뒤 숙소로 돌아와 한국에 있는 부모와 통화를 할 때다. 가족은 강백호의 마음속에서 큰 공간을 차지한다. 학생 시절부터 외동아들이 야구 선수로 자라도록 전폭 지지해준 점은 물론 프로에 입단한 후에도 부모의 헌신이 이어졌다. KT 입단 후 수원에서 자취를 고민하던 강백호는 구장 인근에 집을 구해 지금까지 가족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부모는 직장과 거리가 있지만 아들과 함께 하기 위해 다시 한 번 희생을 택했다. 부모의 열정적인 헌신을 매일 체감하는 강백호는 야구를 해야 하는 이유로도 가족을 꼽는다.

 

 부모의 속 깊은 아들사랑은 전지훈련 중에도 끊이지 않는다. 약 16시간 시차에도, 본업에 열중하면서도 오매불망 아들의 전화 한 통을 기다린다. 아들 강백호는 미국에 홀로 떨어져 있는 중에도 한국에서 아들의 전화를 기다리는 부모의 모습을 생각하면 다시 한 번 뭉클함을 느낀다. 덤덤한 척하면서도 부모와의 영상 통화에 기분 좋은 것은 숨길 수가 없다. 강백호는 “부모님이 매일 일을 하시면서 시차도 다른 상황에 내 전화를 기다리신다. 그리고 통화하는 동안에는 정말 행복하게 웃으신다. 만약 이게 효도라면 평생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강백호의 지극한 효심은 이미 소문이 퍼져 있다. 지난 2018년 KT에 입단하면서 수령한 계약금(4억 5000만원)으로 부모에게 통 큰 선물을 안겼다. 정규시즌을 마친 뒤 모친에게 자가용을 선물했고, 이듬해에는 홈구장인 수원 KT위즈파크 정문 앞에 위치한 카페를 매입해 ‘사장님’ 직책을 안겨줬다. 해당 카페에 동료들의 친필 사인 유니폼과 구단 상품들, 타 구단 친한 선수들의 유니폼도 전시해 놓았다. 종종 가게를 방문해 팬들과 만나 접점을 늘리기도 한다. 야구팬들 사이에서도 명소로 꼽힌다.

 

 ‘효자’ 강백호는 두 번째 통 큰 선물을 계획하고 있다. 전원주택이다. 프로에 발을 들이기 전부터 부모가 소망으로 품어왔던 일이다. 북적이는 도심을 떠나 심적으로 여유를 가지고 싶은 것이 부모 마음이라면 그 부분을 채워주고 싶은 것이 아들 마음이다. 강백호는 “부모님이 이따금씩 전원주택 사진을 보면서 이런저런 말씀을 하시는 게 참 좋아보였다. 어렸을 때부터 그런 말씀을 많이 하셨었던 것 같다”며 “내가 더 잘해서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고 생활할 수 있다면 가능한 한 빨리 이뤄드리고 싶다. 그 생각에 운동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도 생긴다”고 털어놨다.

 

 전원주택 계획에는 대가족까지 포함이다. 홀로 지내는 조부, 그리고 반려견까지 다 함께 정원에 모여 이야기를 하는 모습까지 기대하고 있다. “친할아버지가 홀로 지내시면서 많이 적적하신 것 같다. 어릴 때부터 좋은 추억을 함께 쌓아 왔기 때문에 빨리 모시고 싶다”고 운을 뗀 강백호는 “누가 뭐라 해도 나는 내 가족이 제일 중요하다. 언제든 첫 번째 순위로 생각하는 것이기도 하다. 다 커서 뭐라도 해드릴 수 있다면 모든 것을 다 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전영민 기자, 강백호, K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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