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월드=최원영 기자] 당신의 ‘초구’는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정운찬 KBO 총재는 2020년 신년사에서 “수평선 너머 떠오르는 ‘새 해’는 야구의 ‘초구’와 닮았다. 투수의 손에서 초구가 떠났을 때 비로소 모든 플레이가 시작되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2020시즌 프로야구의 초구는 이미 던져졌다. 그런데 포수의 미트와는 한참 먼, 잘못된 곳에 떨어졌다. 더 늦기 전에 바로잡아야 한다.
연초부터 비보가 끊이질 않는다. 지난 2일 LG 투수가 술에 취해 여자친구와 다투던 중 이를 말리던 시민을 폭행해 물의를 일으켰다. 4일에는 NC 코치가 가정폭력으로 아내에게 신고당한 뒤 현장에 출동한 경찰까지 폭행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각 구단은 KBO에 해당 사실을 알리고 “정확한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오면 징계 수위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프로야구 위기론’에 기름을 끼얹고 불을 키우는 일이었다. KBO리그는 흥행에 비상등이 켜졌다. 2017년 역대 최다 관중인 840만688명 기록 후 2018년에는 807만3742명으로 감소했고, 지난해에는 728만6008명으로 급격한 하락 곡선을 그렸다. 여러 부정적인 요소가 작용했다. 10개 구단의 전력 양극화가 뚜렷했다. 일찌감치 상하위권이 나뉘었고 프로답지 않은 경기력으로 빈축을 사기도 했다. 고액의 몸값을 자랑하는 스타 선수들의 부진은 실망감을 안겼다. 반발계수를 낮춘 새 공인구 도입으로 전반적인 타격 지표가 하락해 보는 즐거움이 줄었다는 지적도 있었다. 리그의 재미가 반감됐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그런데 다시 한 번 치명타를 맞았다. 프로야구는 그간 음주운전, 불법 도박, 승부조작 등으로 정례 행사처럼 홍역을 앓았다. 예방의 움직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매년 KBO와 구단 차원에서 따로 교육을 실시하고 이를 강화해왔다. 범법 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키우고자 한 노력이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주체가 되어야 할 리그 구성원들이다. 이들 개개인이 준법정신을 바탕으로 올바른 프로의식을 세워야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자신의 언행에 책임을 져야 하는 위치라는 것을 다시금 새겨야 한다. 더는 리그 전체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나와서는 안 된다. 초구를 제대로 던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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