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호텔 美 서부도 진출… 2020년 6월 ‘롯데호텔시애틀’ 운영

하나금융투자와 공동 투자 / 애플 등 세계적 기업들 인접 / 안정적 매출·홍보 효과 기대 / “앞으로도 공격적 외연 확장”

[전경우∙정희원 기자] 미국 서부에도 ‘롯데호텔’ 간판이 올라간다. 신임 김현식 대표이사 체제 출범과 함께 미국땅에 3번째 호텔 오픈 소식을 알린 롯데호텔이 글로벌 영역 확장에 더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일 전망이다.  

 

롯데호텔은 지난 12월 24일(미국 현지시각) 미국계 사모펀드 ‘스탁브릿지(Stock Bridge)’로부터 시애틀 다운타운에 있는 호텔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인수를 통해 롯데호텔은 내년 6월부터 ‘롯데호텔시애틀’ 간판을 걸고 위탁 운영에 들어간다. 

 

롯데호텔시애틀은 총 44층의 높이로, 1∼16층까지 189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인수는 롯데호텔과 하나금융투자의 공동 투자로 진행됐으며, 인수금액은 1억7500만 달러(약 2040억원)다. 롯데호텔 측은 “이번 계약은 국내 토종 호텔 브랜드가 금융기관과의 전면적인 협력으로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하나금융투자와 롯데가 공동출자한 리츠가 이 호텔의 주인이며, 별도 설립된 호텔 운영사와 롯데호텔이 위탁 운영 계약을 맺은 형태로 기존 타슈켄트, 양곤, 사마라 등 롯데호텔의 위탁 운영과 조금 다른 모델이다. 메리어트나 하얏트 등 호텔업계의 위탁 운영 계약과도 차이가 있다. 쉽게 말해 롯데호텔이 위험부담을 최소화하며 최대의 수익을 챙길 수 있는 구조다. 지분이 들어간 계약 형태이기 때문에 브랜드 메시지 역시 강력하게 구현된다.

 

롯데호텔시애틀 객실.

롯데호텔시애틀은 시애틀 5번가에 있는 럭셔리 호텔이다. 2015년 지어진 새 건물이며, 타코마 국제공항에서 약 20㎞ 거리에 위치, 차로 약 15분 걸려 접근성도 높다. 44층 높이의 빌딩 1층부터 16층에 총 189실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스위트룸은 31실이다. 인테리어는 산업 디자인계의 전설로 불리는 프랑스 디자이너 필립 스탁(Philippe Starck)이 맡았다.

 

호텔 내 미팅룸·연회장으로 활용되는 3층 규모의 교회는 미국 최초의 예배당을 개조한 유서 깊은 건물로,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내부는 4000개 이상의 파이프오르간 장식과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보자르(Beaux-Arts, 아카데믹한 고전주의) 스타일의 격조 있는 공간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각종 이벤트 수요가 기대된다.

 

롯데호텔 측은 “롯데호텔시애틀이 위치한 지역 인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스타벅스 등 포브스 500대 기업들의 본사와 애플·디즈니·HP 등 세계적인 기업들의 오피스가 인접해있어 안정적인 매출과 함께 뛰어난 홍보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롯데호텔시애틀의 연회장은 미국 최초의 예배당을 개조해 고풍스러운 보자르 스타일 양식을 감상할 수 있다.

롯데호텔은 이번 인수로 해외에만 12개 호텔과 리조트를 보유하게 됐다. 해외와 국내 체인을 합치면 32개에 달하며, 운영 중인 객실만 1만 495실이다. 신라호텔, 신세계조선호텔 등 국내 재벌그룹 호텔 계열사들을 압도하는 덩치다. 2015년엔 130년 역사를 지닌 ‘롯데뉴욕팰리스호텔’을 인수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지난 2019년 5월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롯데뉴욕팰리스호텔 인수는 좋은 투자였다’고 말해 화제가 됐다. 롯데호텔은 지난 2010년 첫 해외업장인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시작했던 ‘한국화된 글로벌 서비스’를 차별점으로 내세워 본격적으로 위탁 운영 체인을 확장할 계획이다. 2022년까지 세계에 50개 호텔을 운영하는 게 롯데호텔의 목표다. 올해 6월에는 부산 해운대에 189실 규모의 초럭셔리급 시그니엘 부산 호텔 오픈이 예정돼 있다. 

 

김현식 롯데호텔 대표이사는 “2015년에 인수한 롯데뉴욕팰리스에 이어 미국 북서부 최대 도시인 시애틀까지 진출하며 유수의 글로벌 호텔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호텔 브랜드로 올라섰다”며 “앞으로도 보다 공격적인 외연 확장을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호텔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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