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확장 없는 방배동 재건축사업, 교통대란 피해는 주민이?

 [정희원 기자]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재건축 조합·개발지역 인근 주민간의 갈등이 극에 치닫고 있다.

 

 갈등은 ‘도로확장’ 문제에서 빚어졌다. 현재 방배 5구역·6구역·13구역·14구역·15구역 등에는 재건축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도로확장 없이 재건축 사업이 이뤄지는 게 문제다. 인근 주민들은 “재건축으로 인한 교통대란이 불 보듯 뻔하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조합은 재건축에 따른 교통량 증가를 감안해 방배5구역은 방배중앙로 도로확장 부지를 기부 채납해 1개 차선을 늘려 3차선 도로로 확장할 계획이다. 하지만 방배 977·978번지와 인접한 지점부터는 기존 왕복 2차선도로를 그대로 사용할 것으로 알려져 극심한 교통체증이 나타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을 받고 있다.

 방배 2동 방배중앙로 일대 주민들은 “도로망이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 재건축사업·설계변경으로 세대수가 늘어나면 심각한 교통체증이 일어날 수 있다”며 대책마련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사업을 빠르게 추진하려는 재건축 조합과 이해관계 충돌을 겪고 있어 답답한 상황에 처해 있다.

 

 이와 관련 지난 29일 방배동 일대 주민 200여명은 서초구청 앞에서 재건축 사업 반대집회에 나섰다. 방배 977·978번지 주민들이 방배 14조합이 서초구에 제출한 설계 변경안에 반대하기 위해 모였다. 이들은 이번 재개발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방배 14조합이 제출한 설계 변경안에 따르면, 방배중앙로 3길을 폐쇄하고 이를 방배 14지구에 편입시키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방배중앙로는 왕복 2차선의 작은 도로이나, 방배로·동작대로·도구로와 효령로·서초대로를 연결하는 주요 도로다. 재건축사업이 완료될 경우 이용차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019년 2월말 서리풀터널이 완공되면 배후 도로망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나, 도로확장 없는 재건축사업 때문에 차량이 밀릴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도로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방배동의 한 주민은 “공공도로를 사익을 위해 폐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서초구청은 방배중앙로의 교통 병목현상이 심각한데도 도로확장은 고려하지 않고 설계변경 등을 통해 세대수 늘리기에만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방배동 주민은 “방배 5구역과 14구역 재건축단지 공사가 시작되기 전 방배중앙로 교통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방배977·978번지 주민들과 주변 재건축사업 조합, 서초구청이 서로 힘을 합쳐 방배중앙로 교통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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