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터뷰] NC 스크럭스의 진심 "내년에도 남고 싶어요"

[스포츠월드=창원 정세영 기자] “내년에도 NC에 남고 싶습니다.”

올 시즌 개막전만 해도 NC 외국인 타자 재비어 스크럭스(30)를 두고, NC 야구팬들은 반신반의하는 시선을 보냈던 게 사실이다.

그와 직접 비교 대상이 미국으로 돌아간 에릭 테임즈(31·밀워키)였기 때문이다. 테임즈는 2014~2016년 3년간 동안 NC 유니폼을 입고 타율 0.349 124홈런 382타점을 기록했다. 2015년에는 사상 첫 40-40클럽에 가입하며 리그 최우수선수상(MVP)까지 받았다. 그런 테임즈와 비교된 스크럭스를 두고 팬들은 “테임즈의 반만 해줘도 이득”이라고 했다.

그러나 팬들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스크럭스가 테임즈 못지않은 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테임즈는 올해 타율 0.300 35홈런 111타점 91득점을 올려 강타자의 상징인 ‘3할-30홈런-100타점’을 완성했다. NC가 올해 나성범, 박석민, 이호준 등 중심 타자들의 부상이 많았음에도 4년째 가을 야구에 성공한 것은 스크럭스가 중심타선에서 든든한 활약을 펼쳤기에 가능했다. 이제 팬들은 스크럭스를 “수염 깎은 테임즈”라고 한다.

스크럭스는 ‘가을 야구’에서도 존재감을 발휘 중이다. 준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타율 0.125(8타수 1안타) 2볼넷으로 부진했지만, 3차전에서 선제 투런포를 쏘아 올리며 NC 승리에 큰 보탬이 됐다.

13일 4차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스크럭스는 “1~2차전에서 부진했지만, 야구는 항상 잘할 수 없다. 남은 경기에서도 팀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다. 팀이 우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스크럭스는 내년 시즌 자신의 거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내년에도 다이노스에서 뛰고 싶은 마음이 크다. 감독님, 코치, 팀 동료들이 좋고, 아내도 한국 문화를 즐기고 있다. 팀이 좋은 결정을 내려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기대했다.

사실 NC도 당연히 재계약을 원하고 있다. KBO리그에서 장수하는 외국인 선수들의 공통점은 실력을 더한 ‘인성’이다. 한국에서 오래 뛴 선수들일수록 자신을 외국인 선수라고 생각하기보다는 팀의 일원이라고 생각한다.

스크럭스는 실력에 인성까지 갖췄다. 특히 팀 내 동료들 사이에서 인기가 만점이다. “수고하셨습니다”와 같은 인사는 기본이고 가벼운 한국말로 동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선다. 통역을 맡은 강마루솔 운영팀 매니저는 “스크럭스는 이호준, 박석민을 비롯한 고참을 포함해 모든 선수에게 인기가 있다. 모두와 잘 어울리고,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큰 변수가 없다면, “내년에도 NC에서 뛰고 싶다”는 스크럭스의 바람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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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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