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구에 대한 조금 관심을 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생각해봤을 질문이다 만국 공통으로 쓰는 야구 규칙 1.09를 보자. 야구공은 ‘공은 코르크, 고무 또는 이와 비슷한 재료로 만든 작은 심에 실을 감고, 흰색의 말가죽 또는 소가죽 두 쪽으로 이를 싸서 단단하게 만든다. 중량은 5~5.25온스(141.77~148.8g), 둘레는 9~9.25인치(22.9~23.5cm)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야구의 초창기였던 1800년대 중반에는 노란색과 빨간색, 황색 등 다양한 색상이 쓰였다고 전해진다. 실제 1845년 최초의 야구 규칙을 만든 알렉산더 카트라이트는 이 규칙에서 ‘야구공은 한 주먹 정도의 크기이고 빨간색 실이 들어간 흰색(다른 색일 수도 있다)공이다’로 규정했다. 그러다 야구공이 규격화된 것은 1872년이다. 이때 현재의 무게와 둘레가 정해졌다. 그리고 1930년도에 공식적으로 야구공 색상을 하얀색, 솔기(실밥) 부분은 빨간색으로 확정됐다.
그렇다면 야구공은 왜 흰색일까. 야간경기의 등장 때문이다. 메이저리그는 1935년부터 야간 경기를 도입했는데, 아무래도 야간 경기는 시야 확보가 중요했다. KBO리그 공인구를 만드는 스카이라인스포츠의 윤기두 이사는 “아무래도 야간 경기를 보면, 선수들이나 관중들이 눈에 잘 보여야 한다. 이때부터 흰색으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고 보는 게 일반적인 설”이라고 설명했다.
빨간색인 솔기 색상도 같은 이유에서다. 야구규칙에는 색깔에 대한 규정은 따로 없다. 1930년 이전만 하더라도 검은색과 노란색 등 다양한 색깔의 실밥이 사용됐다. 하지만 야간 경기의 증가로, 타자들이 흰색 공을 더욱 선명하게 보이게 하는 빨간색을 선호하면서 현재의 빨간색으로 굳어지게 됐다.

궁금증 하나 더. 왜 야구공은 중량과 둘레에 정확한 규격이 없을까. 이는 수작업을 통해 생산되는 ‘생물’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만들기 때문에 중량과 둘레의 기준이 ‘~에서 ~까지’다. 반발 계수(0.4134∼0.4374) 역시 마찬가지다. 실제 야구공 제작은 전 공정 기계화가 불가능하다. 최대 30분이 걸리는 야구공에 솔기를 집어넣는 과정은 오직 사람만이 할 수 있다. 일본과 미국에서 기계화를 시도했지만 실패한 사례가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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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카이라인스포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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