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이 오를 대로 올랐다. 올 시즌 KIA 유니폼을 입고 처음 KBO리그에 모습을 드러낸 버나디나는 5일 기준 97경기에서 타율 0.324(389타수 126안타) 21홈런 21도루를 기록 중이다. 최근 10경기로 범위를 좁히면 타율은 무려 0.405까지 치솟는다. 눈에 띄는 부분은 장타력. 8월 들어 치른 4경기에서 모두 홈런포를 신고했다. 덕분에 굵직굵직한 기록들도 대거 세우고 있다. 3일 kt전에서 사이클링히트를 세운데 이어 4일 한화전에서는 20홈런-20도루를 달성했다.
타이거즈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버나디나는 타이거즈 외인 타자 최초로 사이클링 히트, 20홈런-20도루를 각각 기록하게 됐다. 구단 통틀어 사이클링히트는 지난해 김주찬(4월15일 넥센전)에 이어 두 번째이며, 20홈런-20도루는 2003년 이종범(20홈런-50도루) 이후 14년 만에 나온 기록(타이거즈 역대 10번째)이다. 나아가 사이클링히트와 20홈런-20도루를 한 시즌에 모두 달성한 주인공은 타이거즈 역사상 버나디나가 유일하다.
버나디나 개인에게도 의미 있는 기록이다. 버나디나는 장타력보다는 빠른 발과 콘택트능력을 앞세운 타자였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7시즌을 뛰는 동안 통산 548경기에서 홈런 28개를 때려냈다. 한 시즌 개인 최다 홈런 개수는 2010년 워싱턴 내셔널스 시절 기록한 11홈런이다. 마이너리그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2015년 트리플A에서 119경기를 뛰며 18개의 홈런을 기록한 것이 최다 기록이다. KBO리그에서 자신의 기량을 한 단계 끌어올린 셈이다.
끝이 아니다. 버나디나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KIA는 현재 40여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산술적으로 30홈런-30도루도 가능하다. 앞서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30홈런-30도루를 기록한 타자는 이종범(1997년·30홈런-64도루)과 홍현우(1999년·34홈런-31도루)뿐이다. KBO리그 전체로 보면 8차례 나왔고, 그 가운데 외인 타자는 1999년 제이 데이비스(한화·30홈런-35도루), 2015년 에릭 테임즈(NC·47홈런-40도루) 두 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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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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