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3년 입단한 1981년 1월생 언더핸드 투수. 관록이 느껴진다. 동시에 현역의 황혼에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그래서일까 김성배는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팀만 생각하고 있다.
2011시즌 후 김성배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롯데로 이적한 뒤 진짜 전성기를 맞이했다. 2013시즌 마무리 투수로 31세이브를 올리면서 롯데팬들에게 ‘꿀성배’로 불렸다. 하지만 이후 하락세를 타다 지난 시즌 중 내야수 김동한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다시 친정에 돌아왔다. 마지막 불꽃을 태우겠다고 다짐하고 다시 서울로 올라왔고 올해도 계투진의 일원으로 26경기에서 2승1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3.45(28⅔이닝 11자책)로 활약 중이다. 김승회와 함께 두산 마운드의 최고참이다.
김성배는 솔직했다. 당장 내일이 될 지, 내년이 될지 언제든 유니폼을 벗을 수 있는 불안한 입지임을 받아들였다. 그래서 1군에 머물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소중하다는 속마음까지 표현했다.
김성배는 “이제 나이를 먹고 야구를 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언제 은퇴할 지 모른다. 지금 이 순간 팀에 최대한 보탬이 되고 싶다는 생각 뿐”이라며 “한 경기 부진하면 정말 고참으로서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김성배는 올 시즌 중 FA 일수를 채웠다. 하지만 이를 행사하고픈 마음은 없다. 현재 자신의 모습과 위치, 또 언제든 은퇴를 종용받을 수 있는 상황도 안다. 김성배는 “FA는 내 입으로 말하기도 창피하다. 난 내일이 없다. 지금은 (현역 생활이) 하루라고 생각할 뿐”이라고 말했다.
김성배는 1군에 머물고 싶다. 지금 2군행은 곧 팀에서 자신을 필요로 하지 않다는 의미다. 김성배는 “한 경기라도 못 던지면 ‘난 필요없는 선수인가’ ‘결정을 해야하나’라는 등 별의별 생각이 든다”며 “나처럼 아등바등 버티면서 버텨온 고참들은 지금 현재가 가장 소중하다”고 말했다.
두산에서 은퇴하고 싶다는 뜻도 드러냈다. 김성배는 “여기서 끝났으면 한다. 내일이든 1년 후가 되든 두산에서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항상 본인의 입지를 생각하며 버텨온 야구인생, 김성배는 항상 마지막 등판일 수 있다는 간절함을 품으며 힘차게 마운드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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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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