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군 대행이 강조한 '진돗개 정신', 선수들이 '응답'했다

[스포츠월드=인천 정세영 기자] “진돗개 정신으로 뛰자.”

지난 21일 원정을 앞둔 이상군(55) 한화 감독대행은 선수단 미팅을 소집한 뒤 이렇게 말했다. 한화는 지난주 1승4패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최근 10경기 성적도 3승7패에 머물렀다. 지난달 23일 김성근 전 감독의 갑작스런 사퇴 소식이 전해진 이후에도 한화는 여전히 하위권을 계속 맴도는 형국이다.

13일 오후 한화는 “이상군 감독대행 체제를 시즌 끝까지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인천 SK전을 앞둔 이상군 대행은 취재진을 만난 이틀 전 미팅에서 ‘진돗개 정신’을 강조한 사실을 전하면서 “포기하지 말자는 의미였다. 우리 팀 역전패가 21번인데, 상대를 물고 끝까지 물어지자는 뜻에서 강조했다”고 밝혔다.

감독의 요청에 선수들이 화답했다. 이날 한화는 SK에 11-8로 승리를 거뒀다. 단순히 1승 이상의 의미를 지닌 승리였다. 이상군 대행의 말대로, 한화는 끈질기게 상대를 물고 늘어졌고, 짜릿한 역전승을 만들었다.

출발은 불안했다. 4회까지 1-6으로 뒤졌다. 3회에는 상대 2번 정진기-3번 최정-4번 한동민에게 백투백투백 홈런을 내주며 분위기를 완전히 내줬다. 그러나 한화의 5회 빅이닝을 만들며 동점을 만들었다. 장단 5안타와 2개의 볼넷을 묶어 대거 5점을 뽑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1점을 따라 붙은 투아웃 2사 만루에서 김태균와 이성열이 연속 타점 적시타를 뽑았다.

5회말 바뀐 투수 장민재가 흔들리면서 2실점 리드를 내줬지만 한화는 끈질겼다. 7회 찾아온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선두타자 윌린 로사리오가 중전 안타를 치고 나가며 포문을 열었고, 이어 김태균의 우전안타와 이성열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의 동점 찬스를 잡았다. 이어 나온 대타 양성우가 몸에 맞는 볼로 출루, 만루 기회가 찾아왔다.

이상군 대행은 다시 대타 카드를 꺼내 들었다. 차일목 대신 김경언을 선택했고, 김경언은 좌중간 2타점 2루타로 터뜨렸다. 계속된 찬스에서 장민석이 삼진으로 물어났지만 정근우가 고의4구를 골로 만루 기회를 다시 잡았고, 하주석이 2루 방면 내야 안타로 역전에 성공했다. 기세를 올린 한화는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도 하주석이 2사 1,2루에서 좌중간 2루타를 폭발시켜 2점을 더 달아났다. 이날 하주석은 6타수 4안타 4타점의 맹타를 휘둘러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한화의 ‘필승조’도 모처럼 힘을 냈다. 송창식은 장민재로부터 바통을 넘겨 받은 뒤 1⅔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고, 8회 2사에서 마운드에 오른 마무리 정우람은 1⅓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내 팀 승리를 지켰다.

경기 뒤 이상군 대행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힘을 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타자들이 힘을 모아 잘 쳤다. 특히, 대타로 나온 타자들도 제 약할을 해줘 좋은 결과가 나왔다. 불펜도 최소 실점으로 막아줘 경기를 끌어 올 수 있었다. 이런 경기가 자주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niners@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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