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용택은 1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과의 원정 경기에서 1번 타자 및 좌익수로 출전했다. 이날의 방망이 성적표는 5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 연장전까지 갈 뻔한 팽팽한 승부를 결승포로 무너뜨리면서 6-1 승리의 발판을 만든 일등 공신이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양상문 LG 감독은 임시 톱타자로 박용택을 꼽았다. 시즌초 1번 자리에서 미친 활약을 펼쳤던 이형종이 최근 10경기 타율 0.125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양 감독은 “형종이가 그동안 너무 세게 달렸다. 조금 쉬어줘야 한다”라며 “한 번 용택이를 넣어서 재미를 봤던 만큼, 당분간은 1번에서 나설 것이다”라고 계획을 전했다.
양 감독이 말하는 경기는 지난 7일 잠실 두산전, 올시즌 대부분 3번 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려온 박용택은 이날 시즌 처음으로 리드오프로 출전했다. 그러자 그간 식어있던 방망이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6타수 2안타 6타점으로 맹활약을 펼치며 어린이날 시리즈 스윕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당시 박용택은 “타순을 특별히 신경쓰지는 않았지만 첫 타자로 나오는 만큼 집중력이 생기는 거 같다”라고 설명했던 바 있다.
사실 박용택에게 1번이 어색한 자리는 아니다. 지난해 하반기 김용의가 활약하면서 주전을 굳히기 전까지 LG는 최근 몇년간 계속해서 리드오프 자리를 실험해왔다. 타순에 구애받지 않는 선수인만큼 1번 타자로도 좋은 활약을 펼쳤다. 다만 어느덧 불혹에 가까워진 나이가 우려되는 부분, 기동력을 차치하고서라도 들어서야 하는 타순 자체가 많기 때문에 체력 소모가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최고령 리드오프의 옷이 꼭 맞는 모양새다. 이날 1회 첫 번째 타석에서는 상대 선발 윤성환을 상대로 깔끔한 좌전 안타를 때려낸데다, 두 번째 타석에서는 후속타자들의 도움으로 기어이 홈까지 밟았다. 7회에는 상대의 에러를 틈타 1루에서 살아남는 행운도 따랐다. 특히 상대 불펜 장필준의 147km 직구를 공략해 터뜨린 솔로포는 9회말 마지막 타석에서 나왔다.
number3togo@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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