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랑 싸워야죠" 김용의가 외야 경쟁에 대처하는 자세

[스포츠월드=이지은 기자] “왜 같은 집안 안에서 싸우겠어요.”

올시즌 개막을 앞두고 양상문 LG 감독을 가장 고민하게 만들었던 부분은 외야였다. 자리는 셋 뿐이었지만, 무려 9명의 외야수들이 이를 두고 경쟁을 펼치는 형국이었다. 이런 구도는 김용의(32)에게도 적용됐다. 지난해 타율 0.318 20타점으로 뜨거운 방망이를 뽐낸 끝에 LG의 리드오프 자리를 차지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타자 전향 3년차에 잠재력을 터뜨리고 있는 '야구천재' 이형종이 등장하면서 일종의 라이벌 구도가 형성됐다.

김용의 본인은 이런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취재진이 장난스레 이형종의 이름을 입에 올리자 김용의는 “나는 작년에 팀을 4강에 올려놓은 사람이다. 이런 나를 안 쓰면 누구 손해겠나. 이제 막 들어온 신예들과 비교하면 내가 자존심이 상한다”라고 응수했다. “이런 경쟁 구도가 이슈화 되는 걸 바라지 않는다. 앞으로 (이)형종이가 얼마나 계속 잘하는 지 지켜보겠다”라는 농담으로 무마하려는 모습이었다.

사실 김용의가 이런 라이벌 구도를 꺼려 하는 데는 숨겨진 이유가 있다. 진짜 중요한 경쟁은 내전(內戰)이 아닌 대전(大戰)이라고 생각하기 때문. 김용의는 “어차피 리드오프라는 자리는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형종이가 들어간다고 해도 그건 감독님과 타격코치님의 고유 권한이다”라며 “나는 어느 위치에서든 일단 라인업에 들어가면 그 자리에서 다른 팀과 싸워야 한다. 9개 구단이랑 싸워야지 왜 집안에서 싸우겠나. 나는 남들과 싸울 준비만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래서 올해는 더 까다로운 타자가 되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다. “상대팀이 ‘얘가 나가면 어떻게 될 지 몰라 귀찮아진다’라고 생각할 정도로 긴장감을 줄 수 있는 타자가 되고 싶다”라는 게 김용의의 바람이다. 이를 위해 세운 구체적인 목표는 ‘100안타’, 지난해엔 2개가 모자라서 달성하지 못한 기록이다. 김용의는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지다보니 볼넷 비율이 적어질 것 같다. 많이 쳐서 나가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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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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