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7일 종영한 tvN 금토드라마 ‘굿와이프’에서 윤계상은 변호사로서 새 삶을 시작한 김혜경(전도연)을 물심양면 돕는 매력적인 로펌 대표 서중원 역을 맡아 열연했다. 실력 있는 변호사로 냉철하고 스마트한 모습부터 한 여자만을 바라보는 순정남의 면모까지, 윤계상은 서중원을 제대로 소화해내며 시청자들로부터 연기 호평을 이끌어냈다. 더욱이 어느새 12년차 배우로 그간 영화와 드라마 등 많은 작품에 출연해 오면서도 흥행과는 거리가 멀었던 그에게 ‘굿와이프’는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파격적인 전개로 화제성까지 안겨다주며 ‘인생작품’으로 남게 됐다. 쌓아왔던 내공을 터뜨리며 드디어 온전히 ‘배우’로 우뚝 선 윤계상을 스포츠월드가 만났다.
-종영 소감을 전해 달라.
“개인적으로 의미가 큰 작품이라 아쉬움 역시 너무 크다. 전도연 선배님과 유지태 선배님 등등 훌륭한 배우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굉장히 행복했다. 촬영 내내 배우들끼리 분위기도 정말 좋았다.”
-앞서 전도연의 출연을 본인의 출연 계기로 꼽기도 했다. 호흡은 어땠나.
“소원을 이뤘다.(웃음) 함께하며 정말 대단한 누나라고 생각했다. 연기를 잘 하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교류를 하는 사람, 진짜 소통하는 사람은 드문 것 같다. 그런데 전도연은 100% 소통한다. 대본에 급급해서 상황을 빨리 처리하는 게 아니라, 그의 감정이 온전히 전달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함께하는 상대가 연기를 못 할 수가 없다. 그 감정을 그대로 받기만 해도 훌륭한 배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연기에 어려움은 없었나.
“사실 캐릭터 잡기가 너무 힘들었다. 극 초반에는 김혜경 부부의 이야기가 중심이었고, 서중원은 어떤 캐릭터인지도 잘 드러나지 않은 배경 인물 같은 존재였기 때문에 인물을 잡아가기 쉽지 않았다. 6회 이후부터가 포인트였다. 시청자들이 서중원의 존재감을 궁금해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잔 펀치’를 계속 날렸다. 후반부로 갈수록 시청자분들이 ‘서중원이 다 꾸며낸 일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셨을 때 마음 속으로 박수를 쳤다.”
-전도연과 파격적인 로맨스가 화제였다. 그러나 불륜관계라는 설정이 지탄을 받기도 했다.
“현실적으로는 당연히 옳지 않은 관계다. 그러나 하나의 극으로 볼 때 모순된 이야기들을 풀어나가는 방식인 거다. 예를 들어 법의 잣대를 들이대야 하는 로펌에서 김단(나나)이라는 조사원이 불법적인 정보를 취득해 재판을 승리로 이끌거나 하는 것처럼. 욕망에 가득찬 남편의 외도, 그리고 무너진 가정 속에서 불행한 인생을 살게 된 부인이자 엄마. 과연 그 사람이 그 가정에 헌신하는 것이 옳은 것이냐 하는 모순된 이야기들을 우리 드라마가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품을 꾸준히 이어왔다. 하지만 흥행 운은 크지 않았던 것 같다.
“나는 연기를 정말 잘 하고 싶은 배우다. 때문에 흥행을 목적으로 하기보다는 정말 자부심이 느껴질 정도로 연기에 대한 가득한 열정을 품고 작품들을 선택해왔다. 하지만 대중의 인기를 얻어야 하는 것 역시 맞기 때문에 슬럼프에 빠졌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던 중 만난 ‘굿와이프’가 여러 가지 힘을 주고, 또 대중의 관심을 받게 해줬다. 너무 감사하다. 하지만 아직도 배우로서 숙제가 더 많은 느낌이다.”

-다음 작품을 통해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나.
“나에겐 매번 다음 작품이 그런 역할이었다. 굳이 꼽아보자면 어두운 역할은 그만하고 밝은 역할을 하고 싶다. 무거운 톤, 그리고 현실적인 캐릭터를 계속 해왔는데, 다음에는 아예 그냥 별나라에서 뚝 떨어진 외계인 같은 특이한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다.”
-앞으로 배우로서 목표가 있다면?
“스스로의 한계치는 잘 모르겠지만, 계속 작품 할 수 있는 배우 되길 바란다. 연기가 너무 좋고, 할수록 더 좋아진다. 작품 할 때마다 역량의 한계에 부딪힌다. 연기에 대해 대중이 내미는 잣대보다 스스로의 잣대가 더 심한 사람이다. 그래도 연기를 포기할 수 없다. 계속 하고 싶다. ‘배우’로서 계속 걸어갈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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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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