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원우 롯데 감독은 1차 지명 소식을 듣고 희미하게 웃었다. 더 큰 꿈은 미래로 미루고 롯데에서 더욱 기량을 가다듬겠다는 막내의 각오를 전해들었으니 반색할 게 당연하다.
롯데는 지난 27일 2017 신인 연고지 1차 지명에서 부산고 3학년 윤성빈(17·1999년 2월생)을 1차 지명했다. 윤성빈은 올해 고교 최대어로 꼽히는 우완투수로 메이저리그 구단의 러브콜을 받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화제가 됐다. 특히 아직 다 성장하지 않은 고교생의 어깨에서 직구최고구속이 153㎞가 나온다는 점은 프로구단 스카우트팀의 관심을 받기에 충분했다.
다만 롯데로서는 윤성빈이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선다면 큰 자원 하나를 잃게 되는 터라 촉각을 곤두세웠고 결국 잔류를 설득하면서 1차 지명을 할 수 있었다. 계약금액이 문제겠지만 어느 정도 교감을 이미 했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28일 사직 삼성전에 앞서 조원우 감독은 윤성빈과 관련해 묻자 “고교 넘버원 아닌가요?”라고 운을 떼면서 만족감을 표현했다. 조 감독은 “고교 랭킹 1위라고 본다. 영상을 보니 공을 놓는 게 다르더라”며 “변화구만 좀 장착하고 제구만 가다듬으면 당장 1군에서 쓸 수 있을 정도”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롯데는 윤성빈과 함께 경남고 좌완 손주영, 이승호를 두고 고민했다. 어느샌가 좌완투수가 부족한 롯데 마운드의 현실을 볼 때 경남고 좌완 듀오 중 한 명도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미래의 가능성을 봤다. 150㎞는 아무나 던질 수 있는 게 아니다. 타고난 어깨와 투구 메커니즘이 있어야 가능한 구속이다.
조 감독은 “150 이상을 던지는 투수를 어떻게 지명 안하겠느냐”고 한 마디로 지명이유를 밝혔다. 윤성빈의 합류소식은 내년 조 감독을 더욱 든든하게 해줄 청신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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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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