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이슈] '곡성', 이제는 말할 수 있는 비하인드 스토리

[스포츠월드=최정아 기자] 영화 ‘곡성’이 누적관객 수 600만을 돌파했다. 공식 개봉 24일째, 전야 개봉 기준으로 25일째의 일이다. 이쯤되면 엔딩크레딧에 하정우의 이름은 왜 나오는지, 나홍진 감독이 어떻게 이들을 캐스팅 했는지, 배우들은 한 번에 ‘OK’ 사인을 보냈는지 등 ‘곡성’ 비하인드 스토리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는 시기. 스포츠월드에서 ‘곡성’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모두 모아봤다.

▲엔딩 크레딧에 김윤석·하정우·조달환 이름이 있다고?

영화 엔딩 크레딧까지 꼼꼼히 본 사람이라면 물음표를 달고 극장을 나올 수 밖에 없다. 영화에 모습을 보이지 않은 세 명의 배우 이름이 등장하기 때문.

먼저 김윤석과 하정우는 나홍진 감독과 ‘추격자’, ‘황해’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들. ‘곡성’은 ‘황해’ 이후 나홍진 감독이 6년만에 내놓는 신작이자, 2년 8개월 동안 시나리오 작업에 몰두한 작품이다. 나홍진 감독의 열정을 모를리 없던 두 사람은 작품 전반에 걸쳐 나홍진 감독에게 든든한 조언을 건냈다.

조달환은 시나리오 표지 캘리그래퍼로 참여했다. 사석에서 나홍진 감독을 만난 조달환은 팬심을 담아 직접 쓴 ‘곡성’이란 글씨를 선물했다. 최종적으로 조달환의 캘리그래피(손글씨)는 메인포스터에 쓰이지 못했지만 배우들에게 전달되는 시나리오 표지를 장식했다.

▲곽도원, 할리우드 진출도 머지않았다?

‘곡성’은 제 69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 됐다.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공식 상영한 직후 ‘곡성’을 향한 러브콜은 시작됐다. 할리우드 투자사인 아이반호는 칸 해변에 요트를 띄우고 ‘곡성’ 팀을 초대했다. 이 자리에서 ‘곡성’의 투자배급사인 이십세기폭스의 주요 인사들은 앞다퉈 곽도원을 만나 그의 연기를 극찬했다. 그리고 ‘할리우드로 초대하겠다’고 말을 꺼냈다.

이같은 제안이 곧바로 할리우드 진출을 약속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곽도원이 할리우드에서 내로라하는 스튜디오의 눈도장을 찍은 것만은 확실해보인다.

▲황정민 역에 류승룡, 천우희 역에 현아였다고?

황정민, 천우희 없는 ‘곡성’은 상상할 수 없다. 특히 일광 역의 황정민이 열연을 펼친 굿 장면은 영화 ‘엑소시스트’의 감독 윌리엄 프리드킨의 걸작과 비교되며 해외 매체들의 극찬을 들었을정도.

하지만 처음부터 황정민에게 시나리오가 갔던 것은 아니다. 사실 나홍진 감독은 류승룡을 염두해두고 일광 캐릭터를 그려냈다는 후문. 그리고 2014년, 맨 처음 류승룡에게 책을 건냈지만 류승룡의 차기작 영화 일정 때문에 서로 양해하에 류승룡은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했다. 이후 나홍진 감독은 “TV를 켰는데 영화 ‘신세계’가 나오더라. 황정민이 나오기에 이거다 싶었다. 즉시 연락했다”고 캐스팅 비화를 알렸다. 황정민은 책을 받은지 24시간도 채 안되는 시간에 ‘OK’ 사인을 보냈다.

목격자 무명 역할은 걸그룹 포미닛의 현아를 생각했었다. 하지만 시나리오를 가장 먼저 받은 것은 천우희. 나홍진 감독은 천우희가 대본을 들고 서서 읽어나가는 모습을 보고 캐스팅을 결정했다. 천우희 역시 시나리오를 보고 단박에 ‘OK’를 외쳤다.

▲대체불가 곽도원, 사실은 폭스서 고개 저었다?

연극 배우 출신인 곽도원의 탄탄한 연기력은 충무로 감독들이 먼저 알아봤다. 영화 ‘황해’(2010)를 비롯해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2012), ‘변호인’(2013) 등 작품 활동을 쉬지 않고 이어온 것.

주연 부럽지 않은 존재감으로 한국 관객들에게는 꽤 익숙한 얼굴이었던 그. 하지만 투자를 한 이십세기폭스(이하 폭스) 입장에서는 당시 ‘명품 조연’으로 불리던 곽도원에게 주인공을 맡기는 것은 모험이었다. 애초 예상 제작비가 80억∼100억 선이었으니 위험한 도박이 될 수도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폭스는 나홍진 감독에게 다른 배우를 추천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홍진 감독은 ‘종구 역에 곽도원 이상은 없다’라는 고집을 밀어붙였다. 곽도원이 종구가 되어야하는 이유를 설득했다. 현재 ‘곡성’의 완벽한 흥행 성적은 배우 곽도원에 대한 나홍진 감독의 무한한 신뢰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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