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운이라고만 하기에는 두 투수에게는 가혹한 시련이다. 윤석민은 지난 4월17일 광주 넥센전에서 9이닝 9피안타 1사구 3탈삼진 2실점하며 완투패한 뒤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2군으로 내려가 재활 중이다. 이 때까지 3경기에 나서 1승2패 평균자책점 3.32를 기록했다. 3경기 중 2경기가 퀄리티스타트였다. 3경기에서 KIA 타선의 득점은 총 8점으로 경기당 2.67점이지만 그 중 두 경기는 단 1득점의 지원밖에 받지 못했다.
양현종의 경우 더욱 안타깝다. 양현종은 지난 7일 고척 넥센전에서 8이닝 8피안타 1볼넷 7탈삼진 4실점(3자책)으로 완투패를 기록했다. 올 시즌 7번의 선발 등판해 승리 없이 시즌 4패만 안고 있다. 올 시즌 4패를 기록 중인 투수는 모두 7명으로 최다패 타이다. 그 중 선발 7경기에서 승리 없이 4패를 기록한 이는 양현종과 송은범(한화) 단 둘 뿐이다. 특히 양현종이 등판한 경기에서 KIA의 총 득점은 17점에 불과하다. 양현종이 마운드에 있는 동안 타선으로부터 지원받은 득점은 13점에 그친다. 경기당 2점도 채 안 된다. 양현종이 6번의 퀄리티스타트를 하고 3.51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한들 승리할 수 없는 이유다.
이들의 불운은 상대 에이스들과의 맞대결이 잦다는 것도 있지만 확실히 KIA 타선이 이들이 등판하면 주눅이 들기 때문인 것만은 분명하다. KIA 관계자는 “에이스가 나오면 타선이 꼭 점수를 내야 한다고 더 긴장하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한다.
문제는 에이스들이 더 큰 부담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이미 윤석민은 2007년 7승18패를 거두며 한 시즌 최다패 투수의 멍에를 쓴 바 있다. 양현종 또한 현 상황이 계속된다면 시즌 10패 이상 거두면서 시즌 최다패 불명예를 안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양현종의 한 시즌 최다패는 지난 2011년 기록한 9패(7승)였다. 역대 한 시즌 최다패 기록은 1985년 장명부(당시 청보)가 기록한 25패(11승)로 앞으로는 깨지기 힘든 기록이 있지만 이런 기록이 자신들과 함께 언급되는 것 자체가 반가울 리 없다.
윤석민은 복귀를 통해 바른 명예회복에 나서고, 양현종은 첫 승으로 불운의 사슬을 끊어야 한다. 시원한 타선의 지원이 있다며 더 바랄 나위가 없지만 KIA 에이스의 숙명은 고난을 스스로 이겨내야 하는 것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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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양현종 윤석민(왼쪽부터)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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