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업을 고려할 때는 무엇보다 자신의 사주명조에 군겁쟁재운이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군겁쟁재운이 있다면 동업은 보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지 않으면 예상과 달리 낭패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서로를 잘 알고 깊은 신뢰와 믿음이 있는 사이일지라도 십중팔구 사이가 틀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군겁쟁재란 말 그대로 재물을 놓고 싸운다는 뜻이다. 본인의 사주 구성 중에 비겁(比劫:나와 동급의 오행을 지칭)이 중중(重重)하니 취해야 할 재물은 하나로 정해져 있는데 노려보는 사람이 많으니 다툴 수밖에 없는 것이다. 흔히 친구 잃고 돈 잃는 경우를 말함이다. 특히 자신의 사주에 형살(刑殺)이 있는 사람의 경우는 아무리 친한 사이라 할지라도 동업은 금물이다. 형살 중에 반합형살(半合刑殺)의 경우로 보는 대표적 예로써 사신(巳申) 형살은 처음엔 웃으며 좋아도 나중엔 싸우는 형국이라 몹시 경계해야 한다.
군겁쟁재운이 있는 경우에는 사업이 잘되면 잘되는 대로, 안되면 안되는 대로 불협화음이 생기게 된다. 사업이 잘 안되는 경우야 사이가 나빠지는 것이 이해가 갈 수 있어도 잘되는데 왜 사이가 틀어질까? 하고 의문을 갖는 사람들도 있다. 참으로 사람의 마음이란 게 묘해서 잘되면 혼자 다 독차지하고 싶은 마음이 은연중 생기게 된다. 또 자신은 그런대로 만족하려 해도 주변에서 자꾸 들쑤시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군겁쟁재운이 있는 경우는 동업의 대상이 형제지간이나 자매지간 같은 가족이어도 역시 마찬가지 논리가 성립된다.
그러나 부부간의 동업은 괜찮다. 왜냐하면 남자에게 재성(財性)은 재물이자 아내요, 여자에게 있어 재성은 남편 자리가 되는 관(官)에게 힘을 주고 생(生)하게 하는 상생순환의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부부의 화합은 무엇보다 재물 발전의 바탕이 된다. 이런 이유로 남자의 경우, 재물운이 맘 같지 않다면 배우자에게 잘해야 한다. 즉 부부화합을 이뤄야 한다는 말이다. 이 논리는 사주명리학에서도 명료한 이치다. 부명(富命:부자의 사주)을 판별하는 이론은 ‘신강재강(身强財强)’의 격을 갖췄을 때 전형적인 부자의 사주로 보고 있는데 이 신강재강격이라 함은 재물을 의미하는 운기의 세력이 강하고 또 그 재성의 센 기운을 능히 감당할 만큼 강한 체(體)를 지녔다는 얘기니 큰 재물을 모아도 능히 지켜낼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전문직종을 가진 업군에서는 한 이름 아래서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기도 한다. 병원이나 디자인 건축회사가 그러한 예인데, 이는 서로 담당하는 분야가 뚜렷하게 구분되는 경우로서 현대적인 추세라 할 것이다. 그러나 필자가 보는 견지에서는 동등한 동업자 관계라면 사전에 원칙을 잘 정의해 놓아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분명 쟁재(爭財)의 고비가 예측된다. 이 상호 배려의 미덕이 요구될 것이다.
김상회 (사)한국역술인협회 중앙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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