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ML 데뷔전 합격도장… 1이닝 2K 2볼넷 무실점

[스포츠월드=권기범 기자] ‘파이널보스’의 메이저리그 정복기가 시작됐다.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은 4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PNC파크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피츠버그와의 개막전에서 등판해 1이닝 2볼넷 2탈삼진 무실점 피칭을 펼쳤다. 27구를 뿌렸고, 평소 한가운데로 꽂아넣는 스타일과는 달리 볼(15구)이 많았지만 데뷔전이라는 점은 감안하면 나쁘지 않았다. 직구최고구속은 93마일(약 150㎞).

세인트루이스가 1-4로 패한 과정에서 필승조 등판은 아니었고, 강정호(29·피츠버그)가 부상자 명단(DL)에 올라 둘의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지만 첫 관문을 잘 통과한 셈. 이상훈, 구대성, 임창용에 이어 KBO리그와 일본 프로야구를 거쳐 메이저리그에서 던진 네번째 한국인 투수에 이름도 올렸다.

오승환은 0-3으로 뒤진 7회 세인트루이스 에이스 아담 웨인라이트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첫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았다.

대타로 나선 좌타자 맷 조이스를 만난 오승환은 초구로 93마일 낮은 볼을 던졌고, 3볼까지 볼려 다소 긴장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잇달아 스트라이크 2개를 던져 풀카운트를 만들었지만 84마일 낮은 체인지업에 상대가 속지 않아 볼넷을 허용했다.

이후 톱타자인 존 쟈소를 2루 땅볼로 돌려세운 오승환은 내셔널리그 정상급 타자 앤드류 메커친을 상대로 바깥쪽 유인구를 던지다 다시 볼넷을 내줬다.

1사 1, 2루 위기였지만 그제야 몸이 풀렸다. 풀카운트에서 데이빗 프리즈에 83마일 바깥쪽 꽉찬 슬라이더를 뿌려 스탠딩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다음타자 스탈링 마르테 역시 바깥쪽으로 빠지는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빅리그 강타자를 의식한 듯 한국과 일본에서 던진 ‘돌직구’보다는 우타자 바깥쪽으로 빠지는 슬라이더가 결정구였다. 포수 몰리나와의 호흡도 나쁘지 않았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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