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분석] '순정'의 복고전략, '응팔' 뒤 이을까

[스포츠월드=한준호 기자] ‘순정’은 얼마 전 엄청난 신드롬을 일으켰던 tvN의 코믹가족극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의 영화 버전이다.

‘순정’(이은희 감독, 주피터필름 제작)은 다섯 명의 주인공들(도경수, 김소현, 연준석, 이다윗, 주다영)이 겪었던 1991년 순수했던 그 시절을 그리고 있다. ‘응팔’도 1988년을 배경으로 쌍문동 네 식구의 이야기를 잔잔하게 그려내면서 시청자들을 웃고 울게 만들었다. 3년 정도 차이가 나는 시대적 배경에 ‘응팔’과 달리 전라남도의 한 섬이 배경인 ‘순정’도 관객들의 눈시울을 자극할 감동을 담고 있다.

특히, ‘순정’에는 ‘응팔’ 못지 않게 그 시대를 대표하는 가요와 팝이 대중의 향수를 자극한다. 신해철의 ‘여름 이야기’, 신승훈의 ‘미소속에 비친 그대’, Karla Bonoff(칼라 보노프)의 ‘The Water Is Wide(더 워터 이즈 와이드)’ 등 그 시절을 대표하는 곡들이 흘러나온다. 영화에서 주인공 수옥(김소현)이 부르는 강수지의 ‘보라빛 향기’도 1991년이 아니라 1990년 발표곡이지만 그 시절 많이 불리던 노래다. 

또 라디오에 푹 빠져 살던 당시 10대들의 모습과 카세트테이프에 라디오에서 나온 노래들을 녹음해서 서로 선물해주던 것 역시 대중의 향수를 자극한다.

무엇보다 영화 속 주인공들의 순수하면서도 꿈 많던 모습과 그 이야기 역시 ‘응팔’ 못지 않게 가슴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감동을 자아낸다. ‘순정’은 라디오 DJ 형준에게 도착한 사연과 신청곡으로부터 시작한다. 형준이 회상에 젖고 1991년 그 섬에서 방학을 맞아 다시 모이게 된 친구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자극적인 내용도 없고 어찌보면 밋밋하지만 친구가 세상의 전부였던 시절을 겪은 모두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한다.

‘순정’은 이처럼 관객들의 추억을 복기시키는 복고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응팔’이 불러온 또 다른 복고열풍을 ‘순정’이 제대로 받아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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