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상이나 뼈가 부러지는 등 외상사고와는 달리 치아가 부러지면 놀란 마음에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 난감해진다. 휴지에 감싸거나 주머니에 넣어 병원으로 뒤늦게 이동하는 게 다반사이나, 전문의에 따르면 치료까지 소요되는 시간에 따라 자연치를 쓸 수 없는 상황도 발생한다. 지금 이 순간 내 치아가 부러진다면 무엇을 가장 먼저 해야 할까.
우선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되 치아단면이 공기 중에 노출되면 치근막(치아뿌리와 주변 결합조직) 세포가 괴사하므로 1시간 이내에 병원으로 이동해야 한다. 치아는 신체 중 유일하게 스스로 재생되지 않는 부위기 때문에 오염되지 않게 의사에게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
이때 흰 우유 속에 넣어 건넨다면 정답. 칼슘성분이 치아표면의 부식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사고현장에서 흰 우유를 구하기란 쉽지 않아서, 부러진 치아를 혀 밑에 머금고 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 다만 아이들의 경우 삼킬 소지가 있으니 부모의 관심이 필요하다.
전문의는 부러진 치아를 떨어트려 이물질이 묻더라도 절대 물이나 소독약으로 닦아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치아 주위 중요인대와 세포까지 제거해 자연치를 살릴 수 없어서다. 부러지거나 빠진 치아를 들어야 한다면 위쪽 표면을 잡아야 오염을 막을 수 있다.
치과에 도착하면 치아를 붙이기 전 신경 부위가 노출됐는지 검사한다. 손상 정도에 따라 치료법도 다르다. 우선 치아뿌리에 금이 가 있는지, 치석이나 염증이 없는지 확인하고 치아재식술을 실시한다. 발치한 치아는 구강 외에서 치료하고, 강한 충격으로 인해 부러졌으면 신경관의 염증을 모두 제거한 후 다시 심어 준다. 발치가 쉬운 상태라면 20분 이내로 치료가 가능하다. 다만 노년층의 경우 치아재식술만으로는 부러진 치아를 복원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어 외관치료나 보철치료를 고려하기도 한다.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빙판길 낙상사고로 인해 치아손상을 입기 쉽다. 손이 시렵다고 팔짱을 끼거나 주머니에 손을 넣고 다니다가 빙판길에 넘어지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고광욱 유디치과 원장은 “낙상사고로 인해 치아나 구강 쪽에 강한 충격을 받았지만 외관상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경우, 치아 내부적으로 금이 가거나 잇몸에 이상이 있을 수 있어 정밀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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