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5일 개봉한 ‘괴물의 아이’는 현 세계가 짐승의 세계와 인간의 세계로 나뉘어 있는 가운데 인간과 짐승, 그리고 신의 이야기다. 첫 장면부터 상당한 시각적 쾌감을 선사하는데 바로 짐승의 세계를 소개하는 신이다. 짐승의 세계는 수장이 있고 그 수장이 임기가 다할 무렵에는 스스로 여러 신들 중 자신이 선택한 신이 될 수 있다. 대신, 자신의 후계자를 뽑아야 한다. 멧돼지의 모습을 한 이오젠이 유력한데 늑대의 외모를 갖고 있는 쿠마테츠도 만만치 않다. 이오젠에게는 자식 둘에 제자들도 수두룩하지만 쿠마테츠는 제멋대로여서 자식은 커녕, 제자들이 하나도 없다. 수장은 쿠마테츠에게 제자를 갖게 되면, 이오젠과 대결을 해서 수장이 될 자격 여부를 가리겠다고 선언한다.
‘괴물의 아이’는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한다. 9살 소년 렌은 엄마를 교통사고로 잃고 아빠는 멀리 일 나간 상황에서 외가 친척들에게 끌려갈 운명에 처한다. 기다리는 아빠는 소식이 없고 아빠를 대놓고 경멸하는 외가 친척들이 싫기만 한 렌은 그만 도망치고 만다. 시부야 거리를 헤매던 렌은 “모든 게 싫다”고 큰 소리를 치고 그 소리는 검은 그림자가 돼서 한쪽 벽에 봉인된다. 인간 세계에 잠시 놀러온 쿠마테츠는 렌을 발견하고 농담 삼아 “내 제자 할래?”라고 묻는다. 갈 곳 없던 렌은 그렇게 쿠마테츠를 따라 나선다. 쿠마테츠에게 일방적으로 ‘큐타’라는 이름까지 얻게 된 렌은 옥신각신 끝에 쿠마테츠의 제자가 된다. 그리고 세월이 흐른다. 청년이 된 큐타는 다시 인간 세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여러모로 일본 애니메이션 특유의 재미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은유와 상징은 정교하게 일본의 현 상황을 그려낸 수작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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