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 이재성 '포지션 체인지'… 슈틸리케 감독의 노림수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울리 슈틸리케(61·독일)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미얀마전을 앞두고 또다시 새로운 옵션 카드를 꺼내들었다. 구자철(26·아우크스부르크)을 왼쪽 측면에, 이재성(23·전북 현대)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한다.

2015년 마의 16승 기록에 도전하는 슈틸리케호가 12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미얀마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G조 5차전에 나선다. 올해 18경기를 치러 14승4무1패를 기록했다. 2015 호주아시안컵 호주와의 결승전 패배가 유일하다. 이날 미얀마전과 오는 17일 라오스 원정까지 승리하면 1980년 이후 35년 만에 한 해 16승 기록을 세우게 된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도 크게 앞서고, 지난 6월16일 첫 맞대결에서도 2-0으로 승리한 만큼 무난한 승리가 예상된다. 방심 금물을 강조한 슈틸리케 감독은 승리를 넘어 새로운 공격 옵션까지 고민하고 있다. 바로 구자철과 이재성의 중용이다.

미얀마전을 앞둔 자체 청백전에서 구자철은 왼측면, 이재성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다. 사실 놀라운 일은 아니다. 구자철은 지난 10월8일 부상으로 빠진 손흥민(토트넘)을 대신해 왼측면 미드필더로 출전, 결승골을 터트려 승리를 이끌었다. 이재성 역시 슈틸리케호에서는 줄곧 측면 미드필더로 출전했으나, 소속팀 전북에서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고 있다. 멀티 포지션 능력이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 다만 표면상 원래 자기 포지션에 따라 구자철을 공격형 미드필더에, 이재성을 측면에 배치할 것으로 예상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과감하게 미련을 버리고 구자철과 이재성의 위치를 바꾼 것이다.

이는 슈틸리케 감독이 두 선수의 특성을 파악하고, 상대에 맞춤형 전술을 구사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구자철은 정확한 중거리슛과 폭발적인 역습에 강점이 있는 공격수고, 이재성은 동료와의 연계플레이와, 공간을 파고드는 위치 선정이 강점이다. 미얀마가 밀집 수비를 펼친다고 가정하면 역습보다는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패스 축구를 구사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구자철을 측면에, 이재성은 중앙에 배치하는 것이 시너지효과 낼 수 있는 가장 좋은 조합이다. 슈틸리케 감독의 번뜩이는 노림수가 어떤 성과를 낼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 =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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