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단 야구를 치르는 그라운드 자체는 선수들이 만족감을 표시했다. 다른 인조잔디 구장이 베이스 부분 만 흙으로 덮은 반면 고척돔은 천연잔디 구장처럼 주루부분이 모두 흙으로 돼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사용하는 흙을 사용해 잘 다진 듯 불규칙 바운드 등이 없어 선수들이 편안하게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특히 많은 주루나 수비 이동에도 흙 부분이 스파이크 자국 외에는 패인 부분이 없다는 점도 좋다는 평가였다. 온도 면에서도 경기 개시시 기록원이 기록지에 기록한 구장 오노는 섭씨 14.8도였지만 관중이 들어찬 뒤 7회에 잰 기온은 21도까지 올라가는 등 겨울에도 경기를 치르기에 전혀 무리가 없는 좋은 환경이었다.
하지만 그라운드를 조금만 벗어나도 불만사항이 나온다. 눈부신 조명이나 천정 차음막과 회백색 철제 기둥이 수비하는 선수들과 관중까지 시야를 방해해 타구가 일시적으로 사라지는 현상이 생긴다는 점이다. 또한 더그아웃에 가림 지붕이 없어 선수들이 파울 타구에 그대로 노출된다는 점도 아쉽다. 그 외에 지하 2층까지 계단을 사용해야 해 이동 중 부상 위험이 있는 불펜 등 동선과 관련된 문제들도 지적되고 있다.
관중 편의 쪽으로 가면 고쳐야 할 점들이 아주 많다. 일단 작은 전광판이 문제였다. 작은 전광판에 많은 정보를 제공하려다 보니 대다수 관중들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관중들의 가장 큰 불만은 일반 지정석의 좌석이 중간에 통로 없이 너무 길어 이동이 크게 불편하다는 점이다. 앞뒤 간격이 지나치게 좁아 중간 자리에 있던 사람이 이동할 경우 모든 사람들이 마치 파도타기를 하듯 전부 일어서야 할 정도다. 한 관객은 “가운데에 앉을 경우 민망하고 미안해서 화장실도 못 갈 것 같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와 관련 서울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국제 경기를 할 수준은 충족이 된 상태지만 팬 친화적인 환경을 원하는 프로 야구단의 요구사항은 또 다르다. 일단 좌석 문제부터 몇 줄을 들어내거나 통로를 만들어서 시민들이 불편하지 않게 조정해 나갈 생각이다. 내년 3월까지 시간이 있기 때문에 여러가지를 검토하고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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