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래간만에 만나는 반가운 기자 분들도 있고 새롭게 영화를 홍보한다는 기대감도 있지만 당연히 걱정도 있고 여러 가지 감정이 혼재하고 있는 것 같아요. 시사회 날 정말 긴장을 많이 했는데 끝나고나서 맥주 한 잔 하면서 긴장 풀었어요.”
안상구 캐릭터는 이병헌이 직접 아이디어를 많이 떠올리면서 만들어낸 인물이기도 하다. ‘이끼’와 ‘미생’의 윤태호 작가가 미완으로 선보인 동명 웹툰이 원작이지만 이병헌의 안상구는 전혀 다르다. 그 만큼 이병헌이 직접 작품 전체를 생각하면서 창조해낸 캐릭터인 것. 안상구는 무서운 건달이지만 그러면서도 허당 매력을 드러낸다. 이병헌은 망가짐이나 다름없는 이미지 파괴를 과감하게 시도했다.

완벽한 전라도 사투리 구사에 연예기획사 대표이기도 한 설정 때문에 남다른 패션 감각을 드러내기도 하는 안상구. 그러면서도 목베개를 하고 차에서 잠들었다가 깨서는 부하 조직원들을 살뜰히 챙긴다. 절대악과는 거리가 있는 캐릭터다. 홀로 복수에 나섰다가 당하고 그 이전에는 믿었던 이에게서 배신을 당하기도 하는 인물이다. 정치, 재벌, 언론 권력의 틈바구니에서 처절하게 이리 뛰고 저리 뛴다. 특히, ‘내부자들’은 또 다른 주연인 조승우와 백윤식을 비롯한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등장해 각기 미친 존재감을 발휘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전 사실 처음 캐스팅 다 돼고나서 리딩 현장에서 처음 (다른 배우들을)봤어요. 거의 다 처음이잖아요. 리딩할 때까지만 해도 몰랐는데 영화 중반 쯤 편집본이 나왔다고 해서 영화사 가서 봤는데요. 중간 편집본이 2시간40분이었어요. 그거 보면서 자극 받았죠. 연기괴물들이 모였구나 싶었죠. 정말 한 신만 나오시는 분들까지도 연기들을 너무 잘하시더라고요. 긴장해야겠구나. 나만 잘하면 좋은 영화 나오겠구나 생각했어요.”

“제가 추천해주는 작품들이 있어요. 바로 ‘달콤한 인생’과 ‘악마를 보았다’죠. 현재 미국에서 영화 촬영은 모두 끝났어요. 촬영 때문에 올해 앞서 개봉한 영화들 프로모션에 제대로 참가하지 못했어요. ‘미스 컨덕트’는 저의 아이돌인 알파치노와 함께 해서 너무나 영광스러운 경험이었죠. ‘황야의 7인’ 역시 안톤 후쿠아 감독이 워낙 드라마를 잘 만들기 때문에 좋은 영화가 나올 거라 기대하고 있어요. 촬영 내내 굉장한 작품이 나올 거란 생각이 들었죠.”
더욱 사적인 화제로 들어가서 7개월 된 아들에 대해서 이병헌은 무척 신기하고 뭔가 큰 게 생긴 것 같다는 탄성 비슷한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거짓말처럼 엄마와 아빠를 5대5로 닮았다는 말로 자식자랑까지 하는 모습 역시 눈길을 끌었다. 논란과 아픔을 겪은 배우 이병헌이다. 이제는 더욱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살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면서 다시 진지한 이병헌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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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주)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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