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개봉된 ‘인터스텔라’에 이어 최근 ‘마션’까지 극장가에선 우주를 소재로 한 영화가 흥행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공상과학영화의 돌풍과 함께 무중력 공간의 신비로움이 관객들을 자극하는데, 더불어 우주비행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 특히 우주에서 한치 앞도 움직일 수 없는 척추관절 질환일수록 더욱 그렇다. 박종훈 자생한방병원 의무원장의 도움말을 통해 우주 속에서의 허리상식을 살펴봤다.
Q1. 우주에 가면 허리가 아프다?
우주에 도착한 우주비행사는 척추가 늘어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무중력 상태에 노출되면 척추가 늘어나게 되고 등근육에 가해지는 부담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력의 영향이 점차 사라지면서 허리통증도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Q2. 화성에서도 허리디스크에 걸릴까?
영화 ‘마션’의 배경인 화성은 한낮 기온이 영상 5도에 그치고 밤이 되면 영하 100도까지 내려간다. 평균 기온은 영하 60도로 매우 낮아 허리 주위 근육은 수축되고 혈액순환이 느려지면서 관절 주변의 인대와 근육이 뻣뻣해진다. 이때 요통이 나타나며 척추디스크(추간판)에 영양 공급이 줄어들어 작은 외부 충격에도 부상이 발생하기 쉽다. 영화 속 맷 데이먼이 체온유지를 위해 화성 탐사차 안에서 핵물질 난로를 이용한 점은 현명한 선택이라 할 수 있다.
Q3. 지구에 무사 귀환하면 골다공증 걸린다?
우주비행사 몸의 연골은 무중력 상태에서 뼈에 일상적으로 작용하는 힘과 무게가 없어 파골세포가 외부환경에 맞춰 뼈를 분해한다. 뼈를 생성하는 조골세포의 기능보다 파괴하는 파골세포의 기능이 더 우세하면 뼈에서 칼슘이 배출되며 강도와 밀도가 감소하는 골다공증이 발생한다. 따라서 우주공간에서는 진행 속도가 급격히 빨라져 신체 나이는 70∼80대처럼 변하는데, 이 때문에 우주비행사가 지구로 귀환한 직후 스스로 걷는 게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엔 러시아 과학자가 근육과 뼈가 약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60여가지의 운동을 고안했고, 실제로 480여일 동안 미르 우주정거장에서 생활하며 신체 변화를 직접 연구하기도 했다. 그는 지구로 복귀 후 직접 걸어서 움직였지만 근육량이 약 15% 줄어든 상태였다.
Q4. 우주에 가면 키가 큰다?
우주비행사들은 우주에 갈 때마다 척추 사이에 연골이 조금씩 늘어나 평균적으로 3∼7㎝가 자란다. 실제 국내 최초 우주비행사인 이소연 씨는 우주정거장 생활 하루 만에 키가 3㎝ 자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불어 우주에서 허리 둘레는 약 6∼10㎝ 정도 줄어들고 다리도 가늘어진다. 우주에서는 혈액이 심장과 머리로 몰려 그만큼 허리와 다리 부피가 작아지기 때문이다. 반면 혈액이 머리로 이동함에 따라 얼굴은 평상시보다 훨씬 부풀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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