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인도 평발 되는 ‘부주상골증후군’

〔윤정한 기자〕 초등학생인 박 모 군(13)은 주말이면 아버지와 한강공원에서 인라인스케이트를 탄다. 하지만 몇 주 전부터 발목이 아파 가기 싫은 병원을 찾게 됐다. 아버지인 박 씨(38)가 살펴보니 심하게 넘어지거나 발목을 접지르는 일이 없었으나 발 내측부위가 빨갛게 부어 있었기 때문이다. 검사 결과 의사는 박 군의 통증을 ‘부주상골증후군’이라 진단했고, 수술까지 받아야 했다.

부주상골증후군은 복사뼈 밑 2㎝에 위치한 뼈에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액세서리 뼈’라고도 불리는 부주상골은 발목과 엄지발가락을 이어주는 주상골 옆에 위치해 어느 정도 식별 가능하다. 이곳에 발생하는 부주상골증후군은 태어날 때 뼈가 정상적으로 유합되지 못해 나타나며 10명 중 1명꼴로 발견된다. 주로 뼈가 발달하는 13~15세 사이 나타나지만 성장통으로 치부하거나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일상생활에서 크게 불편함이 없지만 농구나 발레, 인라인 스케이트처럼 발에 부담이 심할 운동을 하면 부주상골이 눌려 통증과 부종이 생길 수 있다.

전태환 동탄시티병원 원장은 “부주상골은 주변 골조직·인대와 충돌해 염증을 일으키고 근력을 떨어뜨려 발목 염좌를 발생시키기도 한다”며 “방치한면 족저근막염과 같은 다른 족부질환으로 발전될 수 있고, 시기에 따라 치료가 어려울 수 있다”고 조언했다.

부주상골은 평발과도 관련이 있다. 정강이와 종아리 사이에서 내려온 힘줄(후경골건)은 원래 주상골에 붙어 있어야 하는데 부주상골이 있는 사람은 힘줄이 부주상골에 접해 있다. 이로 인해 부주상골이 계속 손상되면 힘줄이 이탈하면서 발바닥 모양이 평발로 변할 수 있다.

부주상골증후군은 주변 조직이 얼마나 손상이 됐는지에 따라 치료가 다르게 진행된다. 초기에는 약물치료나 돌출 부위에 깁스를 해 발바닥을 인위적으로 아치로 만드는 보존 치료를 한다. 상태가 심하면 뼈를 제거하거나 유합시키는 수술이 필요하다.

전태환 원장은 “부주상골의 본래 기능은 운동기능이나 관절과 무관해 제거에 있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며 “자칫 후경골건의 손상이 심해지면 잘못된 보행으로 인해 발꿈치에 하중이 몰리면서 종골골두염(발뒤꿈치 염증성 통증) 같은 2차 질환이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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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발을 부르는 부주상골증후군

사진=세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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