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사회에서 노인의 가치는 인정받을 수 있을까? ‘인턴’

[스포츠월드=한준호 기자] 역시 낸시 마이어스 감독 특유의 재능이 빛을 발한다. 로버트 드니로와 앤 해서웨이의 매력적인 캐릭터 연기 역시 탁월하다.

영화 ‘인턴’은 오는 24일 본격 추석 극장가에서 나름 의미있는 성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되는 다크 호스다. 이미 ‘왓 위민 원트’ 등 여성의 시각에서 따스한 영화를 만들지만 남성들의 공감도 역시 높이는 재주가 있는 낸시 마이어스 감독의 새로운 이야기다. ‘인턴’ 역시 그 연장선상에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벤 휘태커(로버트 드니로)는 아내와 사별한데다 은퇴를 하고나서 마음 속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이것저것 많은 시도를 해본다. 쌓인 항공 마일리지로 여행을 다니고 중국어를 배우고 태극권도 한다. 그럼에도 채워지지 않은 공허함에 빠져있을 때 동네 마트 옆 게시판에서 시니어 인턴을 뽑는다는 공지문을 본다. 65세 이상 인턴을 뽑는 회사의 이름은 ‘어바웃 더 핏’. 더구나 벤이 살고 있는 뉴욕 브루클린에 위치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의류 쇼핑몰로 대표는 30대 여성인 줄스 오스틴(앤 해서웨이)이다. 불과 1년반만에 220여명의 직원을 거느린 회사로 성장시킨 줄스는 그야말로 능력 있는 여성 CEO. 벤은 특유의 친화력과 노하우로 회사 직원들 사이에서 인기남이 되고 줄스를 담당하는 인턴으로서도 발군의 능력을 발휘한다. 

벤과 줄스는 신구를 대표하는 세대다. 벤이 미국의 전후 베이비붐 세대(벤의 대학 졸업년도가 1965년)라면, 줄스는 현재 미국을 이끄는 능력 넘치는 여성 세대를 대표한다. 이미 은퇴연령에 도달한 베이비붐 세대 남성을 대표하는 벤은 대한민국 현실에서는 다소 이상적일 수밖에 없는 인물이다. 오히려 남성답고 어른스러운 면모가 돋보인다. 줄스는 아버지나 할아버지 세대처럼 어른다운 남자를 만나기가 어려운 여성 세대다. 영화 속 젊은 미국의 남성 세대들은 하나같이 찌질하다.

어찌보면, 요즘 남성들이 찌질해 보인다는 것은 한미 양국이 마찬가지인 듯 하다. 영화의 공감은 여기서 시작된다. ‘인턴’은 그런 면에서 보자면 현 시기 젊은 남성들이 꼭 봐야할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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