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들이 법조계는 자기에게 맞지 않는다고 해서 의대를 보내고 졸업도 잘 시켰는데 거의 마지막 단계에서 의견 충돌이 생긴 상황이다. 부모는 아들이 내과, 안과, 정신과 같은 전공을 택했으면 하고 아들은 외과를 가겠다고 한다. 부모들은 외과는 아닌 것 같아서 말리고 있는 중이다. “아드님 사주를 보니 강한 일주를 갖고 있네요.” “아, 그런가요?” “사주로 봤을 때 아드님은 외과가 더 좋아 보입니다.” “왜 그렇지요?” 경신(庚申)일주인 아들은 천간과 지지 가 모두 금(金)으로 구성된 사주이다. 오행 중에서도 강한 오행이다. 경금 사주의 성격은 의지가 단단하게 굳고 매사에 적극적이다. 무엇을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추진력 있게 이뤄낸다. 어려운 일이 있어도 돌아가지 않고 정면으로 부딪쳐 이겨내는 성향이 강하다.
일부에서는 이대로 가면 외과의사를 외국에서 수입해야 할 정도라고 걱정하는 소리도 있다. 외과의사가 힘든 일이기는 하지만 상담 온 사람의 아들 같은 경우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일주가 강한 사주는 힘든 일이 있어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오히려 역경에서 더 힘을 내고 많은 것을 배운다. 반대로 일주가 약한 신약 사주는 추진력도 약하고 인생을 살아나갈 때도 힘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 만약 아들이 신약 사주라면 부모가 원하는 대로 내과, 안과 등도 좋은 선택이 된다. 그러나 경금일주 사주를 지닌 아들은 외과의사가 더 알맞은 분야가 될 수도 있다.
“부모님이 외과를 반대하시는 이유가 뭔가요?” “아무래도 힘든 분야여서 그렇죠.” “그 마음은 이해가 됩니다. 자식이 힘든 일 하기 바라는 부모가 어디 있겠어요. 그러나 부모님이 원하시는 전공보다는 외과가 더 나아 보이네요.” 아들은 어차피 의사의 길을 걷기로 했으니 중요한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고 한단다. 제대로 멋있게 해보고 싶다는 것이다. 아들의 굳은 의지와 바른 마음가짐을 느낄 수 있었다.
“외과를 서로 피한다고 하는데 아들이 그쪽으로 가겠다니 편치가 않네요.” “아무리 힘들어도 아드님처럼 신강 사주는 충분히 잘 해낼 겁니다. 서로 외과의사를 하지 않겠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요? 시간이 갈수록 아드님 가치는 더 높아지게 되지요.” 지금 같은 추세가 계속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외과의사 품귀현상이 생기기 마련이다. 갈수록 몸값이 올라가게 된다. 아들의 사주로 보아서나 장래를 보아서나 외과를 선택하는 게 손해가 아니다.
상담을 온 부인은 그래도 망설이는 눈치를 보였다. “저라면 아드님 의견을 존중하겠습니다. 자기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이고 사주와도 잘 맞으니까요.” 가장 중요한 두 가지가 일치하고 있으니 고민할 게 없는 선택이다. 한 마디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듣고 있던 여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알 것 같습니다. 부모 입장보다 아들 입장에서 봐야겠네요.”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상담을 왔던 여인은 마음을 결정했다는 듯 맑아진 얼굴로 역학원을 나섰다.
김상회 (사)한국역술인협회 중앙부회장 www.saju4000.com 02)533-8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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