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동 다큐멘터리 ‘기적의 피아노’가 24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언론시사회를 열고 베일을 벗었다. ‘기적의 피아노’는 천재 피아니스트라 불렸지만 아직 피아노와 세상이 두려운 시각장애 소녀 예은이의 꿈을 위해 그녀와 가족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기적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제11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JIMFF) 한국 음악영화의 오늘 부문에 초청돼 공식 상영됐다.
‘기적의 피아노’는 시각장애 소녀 예은이를 통해 소소한 생활 속 웃음과 피아니스트를 향해 새롭게 도전하고 좌절하는 모습을 담았다. 선천적으로 안구가 없이 태어난 어린 시절의 예은의 모습을 시작으로, 스틱에 의존해 깜깜한 세상을 홀로 서야 하는 상황과 피아노 앞에서 가장 행복해하고 즐거워하는 예은이의 모습을 마주하며 진한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가슴을 촉촉하게 만든다.
뿐만 아니다. 피아노로 세상을 소통하는 예은이 그리고 사랑과 관심으로 기적을 만들어가는 가족과 주변사람들의 모습은 소소한 웃음을 선사한다.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보고나면 입가가 저절로 흐뭇해질 정도. 때론 웃기고, 때론 울리고, 때론 감정을 이입하게 만드는 영화 ‘기적의 피아노’는 어떤 극적인 영화보다도 더 극적인 감동을 선사한다. 아마도 누군가 꾸며낸 이야기가 아닌, 이 세상 어딘가에 실제로 살고 있는 예은이의 꾸밈없는 삶을 담았기 때문에 더욱 그런 것 같다.
특히 영화는 예은이뿐만 아니라 그의 엄마, 그를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로 성장하게 만들어주는 이진욱 음악감독과의 인연도 비중있게 다뤘다. 예은이 앞에선 절대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는 엄마 박정순 씨는 강인한 한국 어머니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줬다. 일반 아이들처럼 자신을 향해 웃음짓지 못하는 예은이를 위해서 남들보다 온갖 정성을 다하는 박정순 씨. 그녀는 예은이의 든든한 엄마이자, 멘토이자, 선생님이었다. 그런 엄마가 있기에 예은이는 나쁜 생각없이, 순수한 영혼을 그대로 유지한 채 살아갈 수 있는 것 같다.
이진욱 음악감독은 예은이의 현재보다 가능성에 더욱 집중했다. 시각은 좋지 않지만 청각만큼은 남들보다 월등히 뛰어난 예은이가 작곡가로서의 능력을 이끌어낼 수 있게 만드는 장면은 짠한 눈물을 짓게 만든다. 어쩌면 예은이 대신 앞도 잘 보이고 음악적 재능이 뛰어난 소녀들을 위해 힘을 쓸 수 있었지만, 이진욱 음악감독은 고맙게도 그의 선한 눈으로 예은이의 가능성을 미리 봤던 것 같다. 그렇게 예은이가 자신의 힘으로 작곡을 이뤄내고, 이진욱 음악감독과 합주하는 장면은 영화 속 최고의 명장면이자 가장 아름다운 장면으로 손꼽힐 정도다.
끝으로 내래에션에 참여한 박유천의 감성적인 보이스도 ‘기적의 피아노’를 더욱 알차게 만들었다. 덜하지도, 더하지도 않는 박유천의 적절한 내레이션이 예은이의 이야기를 방해하지 않고 옆에서 잘 도왔고, 그런 선택과 집중 덕분에 영화적 감동은 더욱 배가 됐다. 만약 욕심을 내서 내레이션을 과하게 했다면 그야말로 리얼 다큐멘터리가 됐을 터. 그런 점을 잘 고려해 적절한 내레이션을 삽입, 덕분에 예은이의 삶을 더욱 주목할 수 있게 만들었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를 잇는 감동 다큐멘터리 영화로 주목 받는 ‘기적의 피아노’. 예은이의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이 전국 극장가에 진한 감동을 울려 퍼지게 할 것이다. 9월 3일 개봉.
giback@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