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민우혁 “부인 세미, 최고의 연기 선생님”

[스포츠월드=최정아 기자] 대한민국 뮤지컬계를 이끌 차세대 스타 민우혁(본명 박성혁)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뮤지컬 ‘젊음의 행진’을 시작으로 ‘김종욱 찾기’, ‘풀하우스’, ‘총각네 야채가게’, ‘쓰루더 도어’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선 굵은 연기를 보여준 그. 무대를 넘어 tvN ‘홀리랜드’, MBC ‘천 번째 남자’, OCN ‘뱀파이어검사 시즌2’ 등 브라운관에 출연해 스타성까지 인정받은 민우혁은 단기간에 인기 뮤지컬 스타로 발돋움하며 탄탄한 필모그라피를 다지고 있다.

최근 막을 내린 뮤지컬 ‘너에게 빛의 속도로 간다’에서도 민우혁은 활약은 빛났다. 민우혁의 대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존재감을 떨친다. 천재 투수 김건덕 역을 맡아 대학로에 여성팬들을 끌어모은 그는 알고보니 고교때까지 야구 선수로 뛰었던 ‘진짜 선수’다.

“저도 초등학교 3학년때 야구를 시작해서 20살까지 뛰었어요. 저도 지금 연예인 야구단의 코치로 활동하고 있을 만큼 야구에 대한 애정이 깊죠. 그래서인지 상황이 다를 뿐이지 (김건덕의) 삶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었어요었. 저도 발목 인대가 끊어져서 야구를 못하게 됐거든요. 여러가지로 닮아있는 캐릭터였죠. 무대에서 저절로 눈물이 터지는 상황도 많았고요.”

‘너에게 빛의 속도로 간다’는 1994년 세계 청소년 야구 선수권대회에 한국 대표로 출전해 이승엽 선수와 함께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천재 투수 김건덕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뮤지컬. 방황하는 청춘을 위로하며 스스로 일어나는 용기를 이야기한다. 야구밖에 모르던 소년들의 꿈과 갈등, 그리고 그 속에서 빛나는 성장 이야기를 신선하게 전달해 호평을 받았다.

“전작들에서는 왕자 역할이라던지, 멋있는 역할을 많이 했어요. 하지만 이번에 맡은 건록이는 절대 멋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죠. 가난한 어부의 아들이고, 인생도 롤러코스터급으로 영광과 고난이 있으니까요. 한 사람의 인생을 보여줘야 하잖아요. 관객들이 건덕이의 정서를 봐주셨으면 좋겠는데 겉모습으로 어필하면 안 될 것 같았죠. 머리도 거의 안 만지고 올라갔어요. 그런데 팬분들은 오히려 이번 작품이 더 멋있다고 칭찬해주시더라고요. 열정적인 모습에 반했다고 하시던데…(웃음). 깨달음이 많은 작품이죠. 정말 고마운 작품이에요.”

지금은 뮤지컬배우로 자리잡은 민우혁. 한 때는 가수로 활동한 적도 있는 ‘재능꾼’이다. 야구에서 가수, 이제는 뮤지컬 배우로 활동중인 그. 하지만 그 과정은 녹록치 않았다.

“야구는 부모님이 원하셔서 하게 됐어요. 사실 저는 노래가 하고 싶었지만요. 반대가 워낙 심해서 야구부터 하게 됐는데 결국 선수 활동을 할 수없는 상황이 왔죠. 그러다 운좋게 2003년도에 가수 데뷔를 했어요. 배우 김희선, 고수가 출연하는 SBS 드라마 ‘요조숙녀’ OST 타이틀로 활동을 했죠. 하지만 제 생각대로 ‘빵’ 터지진 않더라고요. 8년동안 ‘난 노래를 할거야’라고 생각하며 노력했지만 오히려 야구를 할 떄보다 더 힘든 상황이 됐어요. 군대 다녀와서도 방황은 계속 됐죠. 그러다 지인의 소개로 뮤지컬 오디션을 보게 됐고, 제 인생을 바꾸게 된 순간을 맞이하게 됐죠.”

그렇게 2011년 뮤지컬 ‘젊음의 행진’으로 데뷔한 민우혁은 발성, 춤, 노래, 연기 등 뮤지컬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배웠다. 차근 차근 올라가겠다는 마음으로 발을 내딛은 뮤지컬. 이제는 팬들을 몰고다니는 배우가 됐지만 처음부터 ‘잘 나가는’ 배우는 아니였다고. 그룹 LPG 출신의 세미(본명 이세미)와 2012년 결혼한 그는 자신의 모든 영광을 아내인 세미의 덕으로 돌렸다.

“사실 결혼을 하고도 아르바이트를 하고 지냈어요. 치킨집에도 있었고, 카페에서도 아르바이트를 했죠. 솔직히 다른 직업을 가져야하나 고민한 순간도 있었어요. 현실에 부딪혀보니 와이프와 부모님께 너무 미안하더라고요. 정말 한 달 벌어 한 달 먹고 사는 기간이었죠. 그럴 때마다 와이프가 저를 다잡아줬어요. ‘다른 직업은 꿈도 꾸지마라’는 거였는데, 이런 강한 응원이 힘이 됐죠. ‘잘 할수 있는 것에 올인을 하자’는 마음으로 뮤지컬에 더 몸을 던진 것 같아요.”

아내인 세미에 대한 고마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인터뷰 말미, 아내 이야기가 나오자 봇물 터지듯 아내 자랑이 이어진다. ‘아내바보’라는 말이 저절로 떠오를 정도로 민우혁은 자상하고 따뜻한 남편이었다. ‘건덕이의 직구처럼, 배우 민우혁의 한 방’을 묻는 질문에도 아내 이야기는 빠지지 않았다.

“‘결혼’이라고 자신있게 말 할 수 있어요. 작품을 대하는 태도나 일에 대한 자세가 아내를 만나고 많이 바뀌었죠. 전 기분파에 충동적인 면도 있는데 아내를 만나고 많이 변한 것 같아요. 모니터링도 세심하게 해주는 최고의 선생님이에요(웃음). 일에 대해서는 정말 냉정하게 평가를 해주거든요. ‘너에게 빛의 속도로 간다’를 보고는 “이제 배우 같네”라고 말해줬어요. 짧은 말이었지만 그 속에 어떤 감정이 있는지 다 아는 저로서는 최고의 칭찬이었죠.”

최근 민우혁은 세계 4대 뮤지컬로 꼽히는 뮤지컬 ‘레미제라블’ 앙졸라 역에 캐스팅 됐다. 앙졸라 역은 혁명을 주도하는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로 혁명 운동의 선두에 서서 민중들의 참여를 선동하는 인물. 특히 클라이막스인 전투 장면에서 관객들에게 가장 강렬한 인상으로 각인되는 역할로 극의 감동을 배가 시킬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배우 민우혁, 그의 행보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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