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잔나비, 자작곡·풀밴드 장착… 공연형 밴드로 성장

[스포츠월드=윤기백 기자] 훈남밴드 잔나비가 네 번째 단독콘서트 ‘파이어’를 제대로 불태웠다. 200여 팬들 앞에서 보컬 최정훈의 폭발적 가창력과 멤버들의 완벽한 하모니가 완성도 높은 공연을 만들어내며 음악적으로 한단계 성장을 보여줬다.

지난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롤링홀에서는 ‘잔나비 네 번째 단독콘서트 파이어’(JANNABI 4nd Mini Concert FIre)가 열렸다. 이날 콘서트는 클럽이 아닌 첫 홀에서 열린 콘서트란 점에서 의미가 남달랐고, 200여 관객을 가득 채우고도 남으며 열광의 2시간을 만들어냈다.

첫 순서는 ‘로켓트’가 포문을 열었다. 지난해 4월 발매된 잔나비의 대표곡인 ‘로켓트’는 폭발적이면서도 끈적끈적한, 그리고 섹시한 최정훈의 보컬이 돋보이는 곡이다. 최정훈은 특유의 흐느끼는 보이스로 ‘로켓트’를 섹시하게 소화했고, 이를 바라보던 여성팬들은 몸과 어깨를 들썩거리며 적극적인 호응을 보여줬다.

다음 순서는 ‘베이비 메이비(Baby Maybe)’였다. 잔나비 첫 미니앨범 ‘씨 유어 아이즈’의 수록곡인 ‘베이비 메이비’는 잔나비만의 감성적인 리듬이 돋보이는 곡. 최정훈은 ‘베이비 메이비’의 후렴구에서 관객들의 떼창을 이끌어냈고, 마치 200여 명의 단체 코러스를 보는 듯 장관을 연출해 눈길을 끌었다.

무대를 마친 뒤 최정훈은 “너무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서 정말 떨렸다. 무대에 올라오기 전 멤버들과 파이팅을 다섯 번은 한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며 “벌써 네번재 단독콘서트다. 지금껏 해왔던 것처럼, 화끈한 무대를 보여드리겠다”고 소감과 각오를 전했다.

이어진 무대는 ‘컴 투 유(Come to you)’였다. 최정훈은 이 곡에 대해 “공연할 때마다 선풍적인 인기를 불러 일으킨 곡”이라고 소개하며 “일명 ‘콩두유’라고도 불리는 곡이다. 두유 CF를 보고 있다. 관계자를 알고 있다면 소개좀 해달라”고 넉살을 부렸다. 실제로 ‘컴 투 유’는 ‘콩두유’란 단어를 연상시키며 묘한 중독성을 불러 일으켰고, 팬들도 2절 부분에선 즉석으로 따라 불러 눈길을 끌었다. 

잠시 무대를 정리한 뒤 잔나비는 다음 곡으로 ‘사랑하긴 했었나요 스쳐가는 인연이었나요 짧지않은 우리 함께했던 시간들이 자꾸 내 마음을 가둬두네’를 열창했다. 지난해 8월 발표한 ‘봉춤을 추네’ 수록곡으로, 감성밴드 잔나비의 매력을 극대화시킨 곡이다. 이어 잔나비는 또다른 발라드 곡인 ‘달’을 연이어 열창하며 감성을 극대화시켰다.

분위기가 차분해진 시점에서 잔나비는 사연송 코너를 진행했다. 최정훈은 “지난 공연에서 사연을 받아 만든 곡이 ‘파라다이스’인데, 그 사연은 정말로 가슴이 짠하고 안타까웠다”고 말하며 “이번 사연은 그보다 조금 못미치지만, 그래도 안타까움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 같다”고 말하며 사연을 읽어 내려갔다. 그 과정에서 멤버 장경준과 김도형은 각자 남자, 여자 목소리를 대신해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고, 사연읽기를 마친 뒤 잔나비는 직접 만든 사연송인 ‘컴백홈’을 열창했다.

1부의 마지막 순서는 ‘파라다이스’였다. tvN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2’ OST 수록곡으로, 잔나비 특유의 톡톡 튀는 멜로디 라인과 노랫말이 돋보이는 곡이었다. 팬들도 1부의 피날레를 함께 즐기며 떼창으로 화답했고, 이후 객석은 올 스탠딩으로 변화를 주며 2부를 맞이했다.

2부의 첫 시작은 분위기부터 확 달랐다. 바로 ‘잔나비 의상 입히기’ 이벤트 결과로, 팬들이 직접 정한 의상을 입고 나오는 순서였다. 김연아로 변신한 윤결, ‘렛 잇 고’ 엘사로 변신한 장경준, 유치원생으로 변신한 김도형, 간디로 변신한 유영현 그리고 꽃남방 스타일의 최정훈까지, 잔나비 멤버들 모두 화끈한 팬서비스로 2부의 포문을 활작 열었다.

화사한 의상 만큼, 잔나비는 밝은 분위기에 걸맞는 곡인 ‘알록달록’으로 2부의 서막을 열었다. 잔나비는 ‘알록달록’이란 곡을 열창하면서 팬들과 함께 셀카도 찍고 손도 잡아주면서 남다른 팬서비스를 선사했고, 리액션을 주고 받으며 함께 호흡했다. 곡을 마친 뒤 잔나비는 옷을 갈아 입기 위해 자칭 최정훈이 초 6때 만들었다는 자작곡(?)을 부르며 잠시 무대를 정리했다.

의상을 재정비한 잔나비는 다시 팬들을 몰아치기 시작했다. ‘파이어’를 시작으로 ‘랄랄라’까지 연속으로 열창하며 분위기를 확 끌어올리더니, 감성 발라드 곡인 ‘노벰버 레인’으로 관객들을 ‘들었다 놨다’ 했다. 최정훈은 “한창 열기가 올랐을 때 찬물을 끼얹는 걸 좋아한다”고 너스레를 떨며 “오늘 단독콘서트의 마지막 발라드곡”이라고 소개하며 곡을 열창했다.
이후 잔나비는 커버곡 ‘Are you gonna be my girl’을 부르며 게다리춤을 선보였고, ‘봉춤을 추네’ 무대에선 풍부한 사운드를 극대화시키며 풀밴드의 진수를 선보였다. 특히 윤결의 신들린 드럼실력은 소녀팬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또 유영현의 느낌있는 키보드 실력과 장경준, 김도형으로 이어지는 베이스, 기타라인은 관객들을 심쿵하게 만들었다.

이날 마지막 무대는 ‘씨 유어 아이즈(See Your Eyes)’였다. 첫 미니앨범 타이틀곡인 ‘씨 유어 아이즈’는 잔나비의 젊은 감성을 극대화시킨 곡으로, 팬들도 앞다퉈 노래를 따라부르며 절정의 순간을 만끽했다. 특히 관객들이 떼창이 점점 커지며 롤링홀을 목소리로 가득 채웠고, 잔나비 멤버들도 제대로 신난듯 무대 위를 펄펄 뛰어 다녔다. 앙코르 곡은 커버곡인 ‘What's up’으로, 잔나비 네 번째 단독콘서트의 마무리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이날 잔나비는 커버곡 2곡을 제외하고, 직접 만든 자작곡으로 세트리스트를 가득 채웠다. 풀밴드 사운드를 통해 듣는 재미를 배가시켰고, 중간중간 깨알 애드립과 이벤트를 선사하며 재미도 함께 잡았다. 덕분에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눈과 귀가 즐거운 공연으로 자리매김했고, 자작곡으로도 충분히 공연을 완성시켰다는 점에서 밴드 잔나비의 음악적 성장도 엿볼 수 있었다.

특히 잔나비는 첫 번째 공연에선 50명의 팬 앞에서, 두 번째와 세 번째 공연에선 100명의 팬 앞에서 공연했다. 이후 네 번째 공연에선 200명의 팬 앞에서 공연하는 성과를 이뤘다. 매 공연마다 관객이 2배 가까이 증가하는 성장세를 보인 것. 비주얼은 물론 음악, 재미까지 다 잡은 잔나비의 가능성을 지켜본다면, 앞으로 몇 년 뒤 더 큰 공연장에서 만날 그들의 모습이 기다려진다.

윤기백 기자 giback@sportsworldi.com

사진=페포니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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