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응 1군 말소에 담긴 뜻…KIA 풍부한 선발자원 활용책

〔스포츠월드 잠실=송용준 기자〕베테랑 투수 서재응(38·KIA)이 호투를 펼친 다음날 곧바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선발자원이 풍부한 KIA이기에 가능한 조치였다.

서재응은 지난 2일 잠실 두산전에서 7이닝 3피안타 2사사구 1실점이라는 빼어난 투구로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무려 662일 만의 승리였다. 이날 투구 내용만 보면 붙박이 선발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서재응은 3일 두산전을 앞두고 엔트리에서 이름이 빠졌다. 대신 KIA는 사이드암 박정수를 1군에 등록시켜 불펜을 보강했다.

김기태 감독은 이런 조치에 대해 “서재응이 잘 던져줬다. 일단 다음 선발 로테이션에 빠진 다음 상황에 맞는 팀을 골라 다시 선발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대신 주말 롯데전 선발의 빈 자리 하나는 김병현이 투입된다. 그렇다면 그 다음 로테이션이 서재응이 들어올 지는 아직 더 지켜봐야 한다. 서재응은 지난 2일 등판이 5월9일 목동 넥센전 선발 등판이후 근 한 달 가까이 만에 나온 것이었다. 이번에는 호투를 펼쳤기 때문에 그 때 만큼 긴 휴식이 주어지지 않고 열흘 뒤 곧바로 복귀할 수도 있지만 다른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다. 팀이 승리할 수 있는 최적의 상황을 고려해 서재응의 다음 등판 날짜가 결정될 전망이다.

KIA가 이런 선발투수 운용을 할 수 있는 것은 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올 시즌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10명의 투수를 선발로 기용했을 정도다. 구위가 떨어지거나 체력 안배가 필요한 투수들을 2군으로 보내 컨디션을 조절하면서 그 틈에 다른 투수들을 불러 올려 활용하고 있다. 필립 험버가 2군에 내려갔다 돌아왔고 임준혁이 현재 2군에서 구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서재응과 김병현 등 베테랑들은 충분한 체력 안배를 통해 최고의 상태로 경기에 임할 수 있도록 배려할 수도 있다.

여기에 아직 1군에 올라오지 못한 김진우도 복귀 가시권에 들었다. 김진우는 지난 2일 함평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퓨처스(2군) 경기에서 5이닝 동안 1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김기태 감독으로서는 많은 선발자원을 어떻게 활용해야 최선의 결과로 이어질까를 고민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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