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맥스4', 무엇보다 '워보이' 주목해야 하는 이유

[한준호 기자] 영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이하 ‘매드맥스4’)가 입소문을 타고 흥행 가도를 질주하는 가운데 영화 속 메시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매드맥스4’는 2일까지 306만8822 명의 관객동원수(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를 기록하며 일일 박스오피스 정상을 유지하는 중이다. 이미 1979년 첫 번째 시리즈가 선보이고 이후 1985년까지 세 번째 시리즈를 선보였던 ‘매드맥스’. 조지 밀러 감독이 이번에도 메가폰을 잡았고 이 시리즈의 배경은 핵전쟁으로 인류가 멸망한 이후, 경찰이었던 맥스의 고군분투를 그리고 있다. 호주 출신이라는 점에서 독특하고 스타일리쉬한 장르 영화를 주로 선보인 조지 밀러 감독은 30년만에 새롭게 선보인 ‘매드맥스’는 시리즈별로 서로 다른 이야기를 선보여왔다. 특히 1985년 세 번째 시리즈에서는 핵전쟁 이후 사막을 떠돌며 남아있는 인류의 충격적인 비문명 상태를 보여준 바 있다. 이번 시리즈도 그 연장선 상에 있다. 

핵전쟁의 여파로 각종 병에 시달리는 임모탄이라는 인물은 기괴한 호흡기와 옷을 입고 지하수와 기름으로 사람들을 지배한다. ‘워보이’라 불리는 젊은이들 역시 임모탄을 추종하는데 이들은 새하얀 피부로 피가 없으면 얼마 못가 죽기 때문에 새로운 사람을 잡아들여 수혈을 받아야 한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을 납치하고 죽이고 임모탄을 강력히 지키는 군대로서의 기능도 수행한다. 임모탄이 자신을 쳐다봤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열광하고 임모탄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면 천국에 간다고 굳게 믿고 있다. 하지만 임모탄은 그러한 믿음으로 세뇌시켜 자신의 욕심만 채우는 인물일뿐이다. 

서구의 일부 젊은이들이 요즘 이슬람국가(IS)라 불리는 테러 집단으로 몰리고 있다. 심지어 그 중에는 한국인도 있다는 보도까지 나온 상황. ‘매드맥스4’는 이미 사회에서 적응하지 못한 채 IS에 속아 시리아로 향하고 있는 이들 젊은이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는 듯 하다. 스스로에 대한 애정과 믿음 없이 그저 권위에만 기대는 일부 이 시대 청춘들의 안타까운 삶에 대해 경고하고 있는 것. 바로 영화 속 ‘워보이’의 모습이 그렇다. 믿을 것 하나 없는 세상이라는 극한 배경이긴 하지만 이미 의지할 게 없는 젊은이들이 IS로 빠져들고 있는 모습은 죽음 이후 임모탄과 함께 천국에 갈 것이라는 맹신으로 파괴적인 행위를 일삼는 워보이와 놀랍도록 닮아있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맥스 일행과 함께 하면서 임모탄 광신자에서 변화를 겪게 되는 인물인 워보이 눅스(니콜라스 홀트)는 영화에서 가장 눈여겨 봐야 할 인물이다. 이 인물에 집중해보면 ‘매드맥스4’의 새로운 메시지를 대중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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