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회 풍경소리] 괴강사주의 장점과 단점

이조말엽의 흥선대원군은 파락호라고 불렸다. 파락호는 난봉꾼을 이르는 말인데, 흥선대원군이 그렇게 불린 것은 자신이 그렇게 행동을 했기 때문이다. 흥선대원군은 왜 난봉꾼처럼 행동했을까. 당시 최고의 권력은 안동 김씨들이 잡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자신을 숨기는 방법으로 흥선대원군이 택한 것이 난봉꾼 행세였다. 세상을 속이면서 자기의 아들이 왕위에 오르게 하는데 성공한 그는 왕의 아버지로서 최고의 권력을 거머쥐게 된다. 이런 흥선대원군은 사주로 보았을 때 괴강 사주를 지니고 있다.

육십갑자 중에서 경진 경술 임진 임술 무술을 괴강이라고 한다. 사주팔자에서 일주가 이 중의 하나에 속하면 괴강일주라고 한다. 괴강은 양(陽)의 성격이고 어려운 일을 잘 참고 견디는 힘이 강하다. 힘든 일이 있어도 쉽게 무너지지 않고 이겨낸다. 그런데 이렇게 강하다보니 부작용이 생기기도 한다. 다른 사람과 불화가 생기고 스스로 성격을 이기지 못해서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이다.

A씨는 차장에서 부장으로 승진을 할 때 아픔을 겪었다. 동기 중 선두주자이던 세 사람 중에서 두 사람이 먼저 승진을 하고 자기는 뒷전으로 밀린 것이다. 승진에 탈락을 하고 상담을 청한 그는 무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싶어 했다. “먼저 자신의 마음을 닦아야 합니다.” 마음부터 공부하라는 말에 그는 고개를 갸웃했다. 사주를 보아달라는데 웬 마음공부냐는 표정이었다. 괴강사주인 그는 인간관계를 유지하는데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성격이 강하다보니 괜한 불화를 일으키고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다. 자세한 이야기를 들은 그는 남들에게 편한 사람이 되겠다는 다짐을 했다.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그는 자신의 성격을 조금씩 바꾸어 나갔다. 그렇게 변화를 불러일으킨 세월이 5년. 부장승진에서 남보다 늦었던 그는 이사자리에 오를 때는 가장 먼저 별을 땄다. 괴강사주는 강한 성격이 단점이 되기도 하지만 이렇게 스스로를 칼같이 컨트롤하고 참고 인내하는 장점이 있다.

B씨는 또 다르다. 직장상사와 갈등을 겪고 자주 충돌하는 그 역시 괴강사주다. B씨는 괴강사주답게 자신이 잘난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자기의 의견을 굽히려 하지 않는다. 직장 상사는 물론이고 아랫사람들과도 자주 대립을 빚었다. 그러다 직속 상사와 큰 의견 충돌이 있고 나서 분을 못 이겨 사표를 내 버렸다. 내가 능력이 있는데 여기 아니면 일할 데가 없겠느냐는 생각이었다. 회사를 그만둔 지 벌써 일 년 반이 지났지만 그는 아직도 놀고 있다. 불황 때문에 직장에 있는 사람도 구조조정을 당하는 시대에 그를 써주는 곳은 없었다. B씨는 괴강사주의 좋지 않은 면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이다.

괴강사주는 자기의 성격을 어떻게 다스리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만들어 내는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 자존심을 내세우고 자기만 잘났다고 주장하며 남들을 대할 때 포악하게 굴면 자칫 최악의 결과를 만나게 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흔히들 세상을 탓하지만 그건 세상이 잘못된 게 아니다. 자기의 평소 행실이 그런 결과를 만들어 낸 것이다. 같은 괴강사주여도 자기의 성격을 온화하게 만들려 애쓰고 남들과의 충돌을 피하려 노력하면 좋은 결과를 만나게 된다. A씨처럼 자기에게 문제가 있는 부분을 조금씩 개선해 나가고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김상회 (사)한국역술인협회 중앙부회장 www.saju4000.com 02)533-8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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