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1TV 대하사극 ‘징비록’(정형수·정지연 극본, 김상휘 연출)에서 선조 역으로 출연 중인 배우 김태우의 볼멘소리다. 임진왜란을 서애 류성룡이 기록하고 반성한 동명의 책을 바탕으로 한 ‘징비록’은 그 만큼 조선뿐만 아니라 일본 분량이 많다. 이 때문에 농담이지만 조선 쪽 출연진의 불만이 있다는 것. 여기에 최근 방송분에서는 명나라 장면까지 등장하면서 제법 ‘국제적인’ 대하 사극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일본 분량은 화려하면서도 섬세하다. 최근 운 좋게 경기도 수원 KBS 드라마 센터 한 켠에 마련된 일본 세트장에서 진행 중인 촬영 현장을 엿볼 수 있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김규철)를 비롯한 고니시 유키나가(이광기), 가토 기요마사(이정용) 등 일본 쪽 출연진이 리허설을 하며 “만세!”를 여러 차례 외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이날 확인한 바로는 섬세하기 그지없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거처는 실로 NHK에서 나오는 사극 드라마 이상이었다. 알고 보니 한 관계자의 귀띔에 따르면, 실제 NHK 사극팀에 자문을 구했다고 했다. 김상휘 PD는 “세트랑 의상이랑 미술에 공을 들인 건 사실”이라면서 “일본 대하드라마를 참조 많이 했다. 전에는 한국만 멋있고 일본이나 중국이 멋있지 않았는데 전쟁 이야기 하려면 멋있는 놈을 이겨야 더 멋있는 것 아닌가. 적을 더 멋있게 만들고 세게 만들어야 더 좋아 보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부연설명을 했다.
아직 전쟁이 일어나기 전의 상황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임진왜란이 일어나는 부분은 12회 정도에 등장할 예정이다. 또 이순신 장군 역시 배역 리스트만 해놓은 상태. 앞으로 더욱 흥미로운 상황들이 남아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tongil77@sportsworldi.com, 사진=KBS 제공
정원 사진 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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