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회 풍경소리] 문창성 아들과 고시

사주를 보러 온 사람들에게 도화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보면 대부분이 좋지 않은 것이라고 말을 한다. 아주 나쁠 것이라고 말을 하는 사람도 제법 많다. 각각의 사주에 따라서 그리고 사람의 성품에 따라서 부정적일 수도 있고 긍정적일 수도 있다.

흔히들 도화살은 색을 탐하게 된다고 한다. 심하면 성에 관련된 일로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는 일을 저지른다고 본다. 패륜과 색을 밝히면서 가정과 직장에 문제가 생기고 방탕한 생활에 빠져들게 된다고도 한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정확히 맞는 말이라고 할 수도 없다. 오히려 도화살이 있어서 잘 풀리는 경우도 있다. 연예계에 종사하는 사람이나, 대중들에게 자신을 내보여야 하는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은 도화살이 길한 작용을 한다. 타고난 끼를 십분 발휘해서 인기를 얻는 연예인들에게는 도화살이 일정부분 긍정적 효과를 가져 오기도 한다. 단순하고 명확하게 길흉(吉凶)이 구분되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사주라는 게 한쪽 방향으로만 본다거나 단순하게 풀이를 하면 좁은 시각의 풀이만 나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지난번 상담을 온 여자는 자식 진로 문제로 골치를 썩고 있었다. 아들이 행정고시에 세 번 떨어졌기 때문이다. 대학교 다닐 때부터 행정고시 준비를 시켰는데 공부를 아주 잘하는데도 불구하고 번번이 낙방을 해서 속이 타들어간다고 했다. “왜 아드님에게 행정고시를 보라고 시켰나요?” “사주를 몇 번 봤는데 문창성 사주라더군요. 공부 잘하고 시험 운이 좋다고 했어요. 아이 성격이 온순하고 내성적이라 공무원 생활이 잘 맞을 거라고 생각했죠.” 문창성 사주는 책읽기를 좋아하고 문장력이 뛰어나다. 공부하기를 즐기니 총명한 사람이 많고 학문이나 공부 쪽으로 나가면 좋은 성취를 얻게 된다. 사고력과 집중력이 뛰어난 문학가 중에 문창성 사주가 많다. 교수나 디자이너, 연구원 등의 직종에도 잘 어울린다.

아들이 문창성 사주인 것은 맞다. 그러나 문창성을 너무 단순하게 풀어내서 공부를 잘하는 것에만 국한시켰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아들의 문창성은 고시보다 학문연구에 더 적합했다. 아들의 성격과 오행, 운세를 종합적으로 보았을 때 고시에 합격해서 공무원생활을 하는 것보다는 교수가 되어 학문을 다루는 쪽이 더 나은 것이다. 시험운이 좋다고 했지만 20대 중반에 상관대운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시험운도 쇠하고 있었다. 아주 오래 전에 뽑아낸 시험운은 지금의 운세와는 맞지 않았다. 다행인 것은 상관대운은 이제 끝에 다다랐고 식신대운에 접어들고 있어서 다시 시험운이 살아나고 있다는 점이었다. “유학을 보내시면 어떻겠어요.” “유학이요? 아들도 유학을 보내달라고 하긴 했는데 공무원이 나을 것 같아 제가 막았었죠.” 아들이 원하는 대로 유학을 보내서 공부를 더 하도록 하는 게 나은 선택일 것이라고 권해줬다. 문창성과 시험운에 기대어 고시만 바라보는 건 사주에 맞지 않는 길이다.

풀이가 비슷한 사주여도 사람 따라 제각각 다른 것이 사주이다. 넓은 시각, 다양한 방면을 함께 볼 수 있는 눈을 가지고 풀어낼 때 사주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해준다.

김상회 (사)한국역술인협회 중앙부회장 www.saju4000.com 02)533-8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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