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형 감독은 미국 애리조나 전지훈련에서 내야의 틀을 완성하겠다는 생각이다. 두산 내야진은 2루수 오재원 유격수 김재호 등 키스톤 콤비는 확정됐지만 1루와 3루 핫코너가 문제였다. 김 감독이 생각한 핫코너의 기본적인 구상은 1루에는 거포가 3루수에는 안정적인 수비와 장타력을 겸비한 선수가 있는 것이다. 특히 3루가 관건이었다. 1루수에는 오재일과 최주환 오장훈에 유민상까지 토종 거포 후보들이 4명이나 돼 선택의 폭이 넓다. 반면 3루수 후보 허경민과 최주환은 기준에 조금씩은 부족했다. 그래서 김 감독은 구단에 외국인 야수로 3루 수비가 가능한 선수를 요구했다.
그 답이 잭 루츠였다. 메이저리그 경력은 22경기에 출전이 전부지만 마이너리그 성적이 좋고 일본을 거쳤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루츠는 계약 직후 곧바로 두산 애리조나 캠프에 합류했다. 김 감독도 자신이 원하는 기준에 맞을 지 궁금한 상황에서 관심을 두고 지켜봤다. 타격은 영입의 기본 조건이었고 더 궁금한 것이 3루 수비 능력이었다.
일단 합격이다. 김 감독은 루츠의 수비에 대해 “글러브 질과 핸들링, 풋워크 등 전체적인 움직임이 좋고 기본기가 탄탄하다 .수비 실력만 놓고 보면 3루수 중 상위클래스에 속할 것”이라고 흡족함을 표시했다. 수비는 타격과 달리 슬럼프가 없다는 말이 있듯이 기본기에 충실하고 안정적인 면모를 보여줬다는 것은 큰 문제가 없다는 얘기다. 이제 타격만 기대 만큼 해준다면 김 감독의 내야 구상은 한 축은 완벽하게 해결되는 셈이다.
루츠는 캠프합류 초반부터 연습시간 전에 30분 미리 나와서 사전 워밍업을 할 만큼 열의를 보이고 연습이 끝난 후엔 공도 같이 줍는 등 팀 적응에 적극적인 태도로 인성에서도 합격점을 받고 있다. 이제 김 감독의 시선이 1루수 주전 낙점에 집중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eidy015@sportsworldi.com 사진=잭 루츠 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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