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워킹걸’이 26일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언론시사회를 열고 베일을 벗었다. ‘워킹걸’은 하루 아침에 회사에서 해고당한 커리어우먼 보희(조여정)와 폐업 일보 직전의 성인샵 CEO 난희(클라라)의 엉뚱하고 후끈한 동업 스토리를 그린 코미디. 섹시 스타로 주목받고 있는 조여정과 클라라의 찰떡 호흡과 코믹 포텐이 기대되는 작품으로, 김태우, 배성우, 김보연, 라미란 등이 출연해 열연을 펼쳤다.
‘워킹걸’은 굉장히 섹시하고 유쾌한 영화다. 성인들의 눈높이에 딱 맞춘, 성인 관객들만 웃을 수 있는 섹시 유머가 영화 곳곳에 산재해 있다. 그렇다고 산만한 건 아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때론 섹시한 매력을, 때론 유쾌한 매력을 집중적으로 발산했다. 그동안 한국형 섹시 코미디 영화가 꾸준히 개봉했지만, 품격 있는 섹시 코미디로는 ‘워킹걸’이 독보적인 것 같다. 저질로 치부될 수 있는 섹시 코미디를, 품격있는 섹시 코미디로 업그레이드 시킨 정범식 감독의 탁월한 연출력이 돋보였다.
그 중심에는 조여정이 있었다. 섹시미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우아한 외모에 섹시한 몸매를 소유한 조여정은 이번 영화에서 제대로 포텐이 터졌다. ‘방자전’을 통해 스크린에서 섹시함을 알렸다면, ‘후궁’에서 고혹적인 매력까지 담아냈고, ‘워킹걸’에선 섹시를 코믹 연기로 승화시켰다면 알맞은 표현일 것 같다. 무조건 벗고 야하게 보이는 19금 연기가 아닌, 각 작품마다 새로운 도전을 통해 자신의 연기를 업그레이드 시켰다. 덕분에 원톱 주연 조여정의 가능성을 열었고, 이번 작품에선 클라라와 함께 믿고 보는 色다른 케미를 만들어낸 것이다.
클라라는 자신의 몸에 딱 맞는 옷을 입은 것 같다. 자신의 육감적인 몸매를 어필하면서, 순수하면서도 엉뚱한 모습까지 함께 담아냈다. 연기도 한층 성장했다. 아니, 점점 발전하고 있는 것 같다. 그동안 다양한 작품에서 다채로운 캐릭터를 보여줘지만, ‘워킹걸’에서의 클라라는 난희 그 자체로 보이기에 충분했다. 그러면서 중간중간 재치 넘치는 모습도 보여줘 영화의 재미를 더했다. 조여정에겐 가장 딱 맞는 파트너인 클라라, 클라라에겐 더없이 좋은 연기 선배인 조여정, 두 사람이 만나 케미가 제대로 터진 셈이다.
김태우, 고경표의 등장도 반가웠다. 부인 때문에 밤마다 고생하며 핏기가 싹 사라진 남편 강성 역을 맡은 김태우는 강성 그 자체로 보였다. 또한 엉성한 모습도 줄곳 선보이며, 극의 활력소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고경표는 ‘워킹걸’을 통해 잘 웃는 배우로 소문날 것 같다. 그가 화면에 등장해 유쾌한 웃음을 터트리면, 관객들도 자동 반사적으로 ‘하하하하’ 웃을 수밖에 없을 정도. 과연 웃음소리 하나만으로 관객들을 웃길 수 있는 배우가 몇이나 될련지… ‘신의 캐스팅’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그러면서 ‘워킹걸’은 가족의 완성에도 집중했다. 단순한 해피엔딩이 아닌, 현실감 있는 이야기 구조를 선택해 남녀노소 누구나 납득할 만한 결말로 이끌었다. 덕분에 영화 초반엔 웃고 즐기며 한껏 달아올랐다면, 영화를 마치고 극장 문을 나설 땐 입가가 흐뭇해지는 매력마저 지녔다.
섹시한 웃음으로 가득찬 영화 ‘워킹걸’. 조여정, 클라라의 색다른 매력에 흠뻑 빠지고 싶다면, ‘워킹걸’이 최고의 만족감을 선사해 줄 것 같다. 1월 8일 개봉.
윤기백 기자 gibac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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