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1년생으로 올해 24세인 백정은은 이화여대 피아노학과를 갓 졸업했다. 일곱살 때부터 피아노를 죽 쳐왔던 백정은은 고향이 거제도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뮤지션인 윤이상의 고향이기도 한 통영에 자주 왔다갔다 하면서 뮤지션의 꿈을 키웠다.
“피아노를 너무 좋아해서 계속 치게 됐어요. 아버지께서 피아노 연주하시는 걸 좋아했는데 절 시켜보셨다가 제가 좋아해서 지금까지 피아노와 함께 하게 됐어요. 고교 시절에야 진로를 음악으로 정했죠.”
백정은은 11일 다섯 번째 싱글앨범 ‘Nocturne’을 발표했다. 신예라고 하지만 이미 지난 2013년 데뷔앨범 ‘23 page’를 발표하며 신선한 감수성과 깊이있는 연주로 평단의 호평을 받았고, 이후 2014년 전곡을 작곡하고 프로듀싱한 앨범 ‘Love letter’ ‘Eclipse’ ‘비 오는 날, 너에게’ 등 자신이 만들고 연주한 곡들을 선보여 마니아 팬층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더구나 여기에 드라마는 물론, 애니메이션 음악감독으로서도 러브콜을 받기 시작해 이번 앨범과 함께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게 된 것.
“이번 앨범은 제가 기존에 발표한 ‘Love Letter’란 곡에 대한 답장인 ‘The second letter’와 함께 제가 어린 시절부터 가장 좋아하는 밤 내음을 담은 타이틀 곡인 ‘밤을 걷다’까지 두 곡을 담았어요. 봄이나 가을에 계절이 바뀔 무렵이면 밤에 나는 공기 냄새가 있잖아요. 바로 그 냄새를 바탕으로 만든 곡이 ‘밤을 걷다’에요.”

그렇다면, 백정은은 왜 클래식이나 재즈가 아닌, 뉴에이지를 선택했을까. 히사이시 조를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으로 꼽은 백정은은 뉴에이지가 가장 피아노에 잘 어울리는 음악 장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하나. 이번 앨범의 ‘Nocturne’은 야상곡이라는 뜻이다.
“제가 사실 밤을 참 많이 좋아해요. 어린 시절부터 좀 야행성이었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새벽까지 피아노를 계속 치곤 했어요. 별도 많이 볼 수 있는 곳이었고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밤으로 해서 ‘야상곡’으로 하자 결정했죠.”
백정은을 키운 음악들은 영화 음악이었다. 장르불문 모든 음악들이 쓰이는데다 시각과 청각이 조화를 이루는 게 바로 영화이기 때문이다. 대학 시절에는 피아노뿐만 아니라 작곡도 공부를 했다. 졸업을 앞두고 영화 ‘실미도’로 유명한 한재권 영화음악감독과 인연이 돼서 지금의 소속사를 만났다.
현재 웹툰 ‘우리 헤어졌어요’ OST 작업 중이기도 한 백정은은 가볍게 좋아하는 아이돌을 묻자 ‘전혀 없다’는 의외의 대답을 했다. 단비처럼 사람들 가슴 속에 백정은의 음악이 내려앉고 있다.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사진=김용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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