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짧지만 강렬한 스릴러 ‘내가 잠들기 전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고 봐야 하는 영화다.

미스터리 스릴러 ‘내가 잠들기 전에’가 지난 30일 개봉했다. ‘내가 잠들기 전에’는 매일 아침 기억을 잃고 자신이 누군지 조차 알지 못하는 크리스틴(니콜 키드먼)이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 자신의 기억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 아카데미 주연상 수상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니콜 키드먼과 콜린 퍼스가 호흡을 맞춘 작품으로 ‘프로메테우스’ 리들리 스콧 감독이 제작자로 참여해 주목을 받았다. 또한 출간 즉시 전 세계 독자들을 사로잡은 S.J 왓슨의 데뷔작을 바탕으로 각본가 출신의 로완 조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한치 앞도 상상할 수 없는 탄탄한 웰메이드 스릴러로 완성됐다.

영화는 굉장히 스릴 넘친다. 롤러코스터를 타듯 반복되는 스릴이 관객들을 ‘들었다 놨다’하면서, 동시에 다양한 영화적 재미를 선사한다. 그중에서도 뻔하디 뻔한 기억상실증이지만, 매일 아침 기억이 리셋된다는 독특한 설정이 가장 눈길을 끈다. 기억을 찾기 위해 시간을 두고 극을 풀어가는 게 아닌, 하루라는 제한된 시간 동안 모든 것을 해결해야하는 타임 리미티드 스릴러란 점이 이 영화의 강점이다.

또한 ‘내가 잠들기 전에’는 퍼즐 같은 영화다. 끔찍했던 과거 기억을 중심으로, 주인공 크리스틴이 자신의 기억을 찾아가는 과정이 무척이나 흥미롭다. 게다가 기억을 찾아주기 위한 두 남자 벤(콜린 퍼스), 내쉬 박사(마크 스트롱) 사이에서, 진실과 거짓을 가려가는 과정이 마치 퍼즐을 풀어가는 것 같다. 또 잊혀진 존재였던 아들 아담, 오랜 친구였던 클레어가 등장하면서, 영화는 끊임없이 관객들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그렇게 맞이하는 섬뜩한 반전은 머리가 ‘띵’할 정도로 충격적이다.

나이 잊은 외모를 간직한 니콜 키드먼의 연기도 인상깊었다. 매일 아침 전혀 다른 사람을 보는듯, 매일 새로운 연기를 보여준 니콜 키드먼은 극의 중심축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겁에 질린 모습, 혼란스러워하는 모습, 태연한 모습 등 한 작품에서 수십여 가지의 연기를 선보이며, 니콜 키드먼이란 이름값을 톡톡히 해낸 것 같다. 함께 호흡을 맞춘 콜린 퍼스, 마크 스트롱은 극의 품격을 올렸다. 웰메이드 스릴러란 수식어가 붙을 수 있는 건, 아마도 이 두 배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색다른 설정과 쫄깃한 긴장감으로 92분 간의 스릴을 선사할 ‘내가 잠들기 전에’. 결말은 분명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지만, 스릴러 영화로서의 재미는 충분히 가진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 10월 30일 개봉.

윤기백 기자 gibac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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