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바일 게임 시장에 늦깎이로 뛰어든 한빛소프트가 마침내 가시적인 성과를 일궈냈다.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세계정복’이 카카오 게임하기 인기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데 이어 구글플레이 무료 게임 부문에서도 권좌에 앉았다. 넷마블게임즈 ‘큐브 스트라이커’와 일본계 ‘브레이브 프론티어’ 등 쟁쟁한 경쟁작들을 제친 결과다. 카카오에서는 베스트 게임으로 선정되면서 무료 광고 같은 혜택도 얻게 됐다.
‘세계정복’은 지난달 30일 정식 발매되자마자 단숨에 5위에 올랐고 하루를 지나면서 2위까지 껑충 뛰었다. 사흘차에 대망의 1위를 꿰차면서 가능성을 내비쳤다. 카카오와 순위 집계 시간차가 있는 구글플레이에서 가치를 인정받으면서 매출 순위 역시 수직상승하고 있다.
흥행 열기는 이용자 전용 인터넷 카페(cafe.naver.com/wconquest)를 통해서도 확인 가능하다. 첫 주말을 지나면서 가입자수가 급속히 늘어나 4만명대를 향해 가고 있다. 게임 체험자들이 그만큼 많다는 것을 방증한다. 올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최대 히트작으로 꼽히는 컴투스 ‘서머너즈 워’의 카페 회원수가 6만명선이란 점을 감안하면, ‘세계정복’의 초반 인기몰이는 더 가파른 셈이다.
‘세계정복’은 역사 속 실존 영웅들을 기반으로 이용자가 치밀하게 전략을 짜내는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 광개토대왕 등 한반도를 상징하는 대표 위인들을 비롯해 중국 대륙을 최초 통일한 전쟁 영웅 진시황제, ‘초한지’로 유명한 유방과 항우가 등장한다. 유럽에서는 나폴레옹과 잔다르크에 이르기까지 고대부터 근세 시대 기반의 세계관을 대표했던 실존 영웅 수백명이 게임 스타일에 맞춰 나온다.
특히 전 세계를 무대로 유저들끼리 서로 땅을 뺏고 빼앗는 치열한 경쟁 요소가 흥행을 이끌고 있다. 유저들은 상대편이 점령하고 있는 자원을 빼앗기 위해 침공과 약탈을 거듭해야 하고, 이를 지켜내기 위한 박진감 넘치는 전개가 거듭되면서 몰입감을 배가하고 있다.
게임성이 서비스 운영과 맞물리면서 상당한 시너지를 도출하고 있다. 카페 운영진이 24시간 분초를 다툴 만큼 실시간 대응하면서, 카페에 글을 남긴 유저들은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실제 카페에서 방문자들은 ‘확실하게 서비스 운영이 달라졌다’거나 ‘여타 한빛소프트 게임에 비해 완성도가 월등히 높고, 운영자의 대응도 훌륭하다’는 등의 글을 남기고 있다. 카카오 1위를 달성하자, 이를 축하하는 댓글도 쏟아졌다.
또한 한빛소프트는 이례적으로 서비스 시작과 동시에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면서 측면 지원에 나서고 있다. 웹툰 ‘정열맨’으로 유명한 작가 ‘귀귀’가 제작한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무료로 지급해 화제를 모았다. 작가가 직접 그린 스페셜 이모티콘인 만큼 다소 엽기적이면서 개성만점의 이모티콘이 유저들 사이에서도 호평을 누리고 있다. 이밖에 전투 속도를 4배로 향상시키는 ‘고속 기능’을 100일 동안 공짜로 제공할 예정이다. 4배속에 달하는 고속 기능 지원을 바탕으로 전투와 성장이 한층 빨라진다.
한빛소프트 관계자는 “기대작으로 평가되면서 단기간에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만큼,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포함해 안정적으로 유저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 구축에 힘쓰겠다”며 “유저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을 마련해 공개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세계정복’에 상당한 관심이 쏠리면서, ‘궁극적으로 게임성이 소모성 마케팅에 앞선다’는 명제도 각인시키고 있다.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넷마블게임즈가 자사 게임을 연계하는 이른바 크로스 전략으로 규모의 경제를 형성했고 막강한 자금력을 지닌 일본계 기업들이 물량공세를 펼치는 가운데, 한빛소프트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입장에서 출발했다. 홍보 모델로 내세운 인물도 인지도가 높지 않아 후광효과를 바라기 힘들었던 게 사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짝 인기로 끝날 줄 알았던 ‘세계정복’이 게임성을 인정받으면서 ‘롱런’할 개연성이 크다”며 “검증되지 않은 마케팅에 막대한 비용을 지불해온 기존 관행에도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수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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