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드라큘라: 전설의 시작', 레전드가 돌아왔다

드라큘라가 22년 만에 스크린에서 부활했다. 거대한 스케일에 압도적인 영상미까지 그 위용이 대단했다.

에픽 액션 블록버스터 ‘드라큘라: 전설의 시작’이 지난 2일 서울 CGV용산에서 언론시사회를 열고 거대한 서막을 공개했다. 그간 수많은 뱀파이어 소재의 영화들이 있었지만, 그 기원이 되는 캐릭터 드라큘라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는 1992년 게리 올드만, 키아누 리브스 주연의 영화 ‘드라큐라’ 이후 무려 22년 만이다. ‘드라큘라: 전설의 시작’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이미지의 흡혈귀 드라큘라 그 이전의 이야기를 다룬 에픽 액션 블록버스터로 재탄생, 20년 전과는 다른 거대한 스케일과 화려한 비주얼의 압도적인 영상미를 선보였다.

루마니아의 실존 인물인 드라큘라 백작을 모티브로 한 영화 ‘드라큘라: 전설의 시작’은 절대악 술탄의 침략으로 고통 받는 나라를 구하기 위해 스스로 어둠의 존재가 되기를 선택한 왈라키아의 왕자 블러드 3세가 악마와의 계약을 통해 절대적인 힘을 손에 넣지만 그 대가로 피할 수 없는 저주에 빠지고 마는 이야기를 그린다.

지금까지 드라큘라 소재의 이야기들이 흡혈을 하는 괴물이라는 시점에서 접근했던 것과 달리, ‘드라큘라: 전설의 시작’은 이제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뱀파이어의 시초인 드라큘라 전설의 시작 지점을 다룬다는 점에서 기존 뱀파이어 영화들과 차별되는 흥미로운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드라큘라 역으로 ‘분노의 질주: 더 맥시멈’과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 등을 통해 선과 악을 오가며 스펙트럼 넓은 연기를 선보인 루크 에반스가 낙점되며 개봉 전부터 큰 화제를 불러 모으기도 했다.

영화는 기대했던 만큼, 굉장히 흥미로웠다. 피를 쪽쪽 빨아대는 흡혈귀가 아닌, 실존 인물인 드라큘라 백작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 ‘드라큘라: 전설의 시작’은 뻔하다면 뻔할 수 있는 흡혈귀 이야기보다 훨씬 무게감 있고, 엣지있게 그려졌다. 스케일도 어마무시했다. 22년 만에 부활하는 드라큘라에 대한 예의라고 하면 맞을까. 섬세한 디테일에 화려한 비주얼이 조합돼, 대작의 기운을 물씬 느끼기에 충분했다. 마치 과거의 인물이 다시 환생한 것처럼, 현실감 넘치는 비주얼에 고급스러움까지 더해 품격마저 갖췄다.

뿐만 아니다. 드라큘라 역을 맡은 루크 에반스가 지금껏 보여준 카리스마의 2배, 아니 10배 이상을 보여줬다. 고뇌하는 군주의 모습, 과거에 대한 트라우마, 가족에 대한 사랑과 아들을 향한 부성애, 그리고 피할 수 없는 저주와 싸워야만 하는 내면의 갈등을 무게감 있게 그려냈다. 사실 판타지 영화에선 비주얼이 가장 중요하기 마련인데, ‘드라큘라: 전설의 시작’에서 루크 에반스는 비주얼은 물론 내면연기까지 잘 버무려 완벽한 드라큘라 백작, 블러드 3세를 그려냈다. 탁월한 캐스팅이자, 탁월한 연기인 셈이다.

‘드라큘라: 전설의 시작’은 극 말미에 후속편에 대한 암시도 살짝 남겼다.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이야기가 어떻게 이어질지 모르겠지만, 일단 관객들의 흥미를 끌기엔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10월 8일 개봉.

윤기백 기자 gibac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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