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보기] ‘해설 대결’ 박찬호와 이승엽, “한국이 대만에 한 수 위”

“세월이 많이 지났지만, 이렇게 보니까 감회가 새롭네요.”

한국과 대만 야구 대표팀이 인천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맞대결을 펼친 24일 문학구장에는 ‘태극마크 선배’가 말쑥한 정장 차림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한국 야구의 투·타 영웅 박찬호(41·전 한화)와 이승엽(37·삼성)이 ‘해설위원’으로 위촉돼 중계 부스에 앉은 것이다.

SBS 해설에 동참한 박찬호는 이순철 해설위원과 나란히 앉아 입심을 과시했고, 이승엽은 KBS 해설을 맡아 이용철 해설위원과 함께 했다. 한국 야구에서 최고 스타로 활약한 두 영웅이 마이크를 잡고 ‘해설 맞대결’을 펼친 것이다.

박찬호는 지난해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이미 마이크를 잡아본 해설 선배다. 반면 삼성에서 왕성한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이승엽은 이번이 첫 정식 해설이다. 이렇게 유니폼이 아닌 정장 차림에 ‘시청률’을 놓고 경쟁을 펼친 것이다.

해설을 앞두고 이미 장난스런 신경전도 펼쳤다. 박찬호가 “이승엽이 해설을 맡게 된 후 전화도 안 받더라. 벌써 라이벌전이냐”고 먼저 말펀치를 날리자, 이승엽은 “박찬호 선배에게 곧바로 리턴콜을 했더니 안 받으시더라”고 맞받아쳤다. 하지만 이날 중계를 위해 문학구장에서 만나서는 다정하게 인사를 나누며 선의의 경쟁을 다짐했다. 박찬호는 투수, 이승엽은 타자 출신이기 때문에 경기의 맥을 짚는 방식도 다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아울러 박찬호와 이승엽은 훈련중인 선수들을 보며 “세월이 많이 지났지만, 이렇게 대표팀 경기를 보게 되니까 감회가 새롭다”고 입을 모았다. 그리고 이들은 한국이 대만에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확신하며 자신들이 태극마크를 달고 뛰던 시절을 회상했다. 박찬호는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드림팀 1기 멤버로 전승 우승을 이끌기도 해 아시안게임과 인연이 깊다. 이승엽도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 리스트다.

특별취재반 사진=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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