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좀비스쿨’, 한국형 좀비물도 이젠 볼만한데?

참신하다. 그리고 재기발랄하다. B급이지만, 한국형 좀비물이 이젠 성장궤도에 오른 것 같다.

백서빈, 하은설 주연의 영화 ‘좀비스쿨’이 17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언론시사회를 열고 베일을 벗었다. ‘좀비 스쿨’은 제1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출품작으로, 학교를 초토화 시킨 잔혹한 좀비 무리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한 아이들의 목숨을 건 마지막 사투를 그린 작품. 백서빈, 하은설이 주연으로 호흡을 맞췄다.

영화 ‘좀비스쿨’은 ‘한국형 좀비물은 별로다’라는 편견을 깨기에 충분했다. 어설픈 포즈로 ‘으어어∼’만 연발하는 게 아닌, 좀비 이야기에 학원물을 결합시켜 극의 짜임새와 재미를 한층 배가시켰다. 그렇다고 몸을 사리진 않았다. 오히려 19세 이상 관람층을 타겟으로 좀비영화 특유의 특징들을 최대한 리얼하게 끌어냈고, 서양 좀비영화와 비교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재치있게 풀어냈다.

좀비 바이러스의 원인을 구제역으로 설정한 것도 굉장히 독특했다. 과거 ‘월드워Z’에서 한국의 평택기지가 좀비 바이러스의 배경이 되기도 했지만, 당시엔 원인보단 장소에 집중했었다. 하지만 ‘좀비스쿨’은 구제역 파동으로 인해 돼지들이 생매장 당하면서 생긴 분노가 사람들에게 전달, 감염되면서 좀비로 만들어버린다는 이야기 구조를 택했다. 사회적 문제를 가볍게 보지 않고, 이를 한 번 더 비틀어 영화의 소재로 활용한 영리한 연출법이 눈길을 끈다.

이에 한걸음 더 나아가 ‘좀비 스쿨’은 사회적 이슈도 다뤘다. 좀비영화에 사회적 이슈가 담긴다면 영화가 이상하게 나올 법도 한데, ‘좀비 스쿨’은 묘하게 잘도 끼워 맞췄다. 좀비물, 학원물 그리고 사회적 이슈를 잘 버무려낸 시나리오와 김석정 감독의 연출력이 괜찮은 조화를 이뤘다. 작지만 강한, 군소영화의 저력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끝으로 백서빈, 하은설의 상큼 훈훈한 케미는 이 영화의 보너스. 차세대 스타 탄생을 예고한 백서빈과 하은설의 좀비 케미도 ‘좀비 스쿨’을 즐기는데 한 몫을 할 것으로 보인다. 9월25일 개봉.

윤기백 기자 gibac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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