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보기] 김광현 “무리한 투구폼? 20년 더 던지고 바꿀게요”

“20년 더 던지고 바꿀게요.”

SK 선발 김광현이 자신의 투구폼과 관련한 논란을 일축했다. 김광현은 3일 문학 NC전에 앞서 취재진을 만나 “어떤 투구폼이 좋고 나쁜지 누가 정의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자신이 가장 편하고, 자신있고, 힘있는 공을 던질 수 있는 폼으로 던지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간 김광현의 투구폼이 무리가 많이 간다는 의견에 대한 반론이었다.

그만큼 김광현의 투구폼은 특이한 것으로 유명하다. 학을 연상케 할 만큼 다리가 높게 올라가는 역동적인 투구폼을 선보인다. 하지만 왼발을 허공에 크게 차면서 공을 던진 이후에는 넘어질 듯 몸이 한쪽으로 크게 기운다. 이 때문에 몸에 무리가 갈 수 있다는 것. 또 최근 몇 년간 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이 같은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그런데 김광현은 올해 여전히 역동적인 모습으로, 전성기를 연상케 하는 완벽한 피칭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시즌 19경기에 나서 11승6패 평균자책점 3.19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삼성, 넥센, NC, 롯데 등 상위 네 팀을 연이어 잡았다. 김광현도 이 점을 강조했다. 그는 “성적이 안 좋거나 아프면 당연히 바꿔야 한다. 하지만 (지금처럼) 성적이 좋고 무리가 가지 않는다면 그대로 가는 게 맞다”면서 “폼을 바꾸면 못 던지겠다”고 웃었다.

자신의 투구폼에 대해 애착이 강하기 때문이다. 김광현은 “편하게, 최대한 힘 빼고 던지는 게 이 폼이다. 무리가 된다거나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물론 힘이 떨어지면 바꿔야 한다. 일단은 20년 이 폼으로 더 던지겠다”고 강조했다.

또, 몸상태가 좋기에 가능한 자신감이었다. 김광현은 “2009시즌 이후 처음으로 겨울 훈련을 소화했다. 스프링캠프 때는 ‘왜 이렇게 많이 하냐’고 불평했던 효과가 이제 나타나는 것 같다. 더워지니 오히려 힘이 난다”며 활짝 웃었다. 그런 만큼 목표도 확실했다. 김광현은 “(선발 등판) 8번을 생각하고 있다. 다 이기겠다”고 밝혔다.

문학=양광열 기자 mean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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