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칭짱 고원은 그 면적이 중국 전체 국토의 25%에 달하는 고산 지대다. 양쯔 강과 황허 강, 란찬 강의 발원지여서 중국의 젖줄로도 불린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로 인해 최근 들어 설산의 빙하가 빠른 속도로 녹아내리고 있고, 고산지대 초원은 사막으로 변하고 있다.
빙하와 만년설로 덮여 있는 해발 6,282m의 암네마친 설산 주봉. 수백 년은 족히 됐을 법한 두터운 빙하가 작열하는 태양 아래 이글거린다. 빙하 틈에 달려 있는 거대한 고드름들은 빙하가 계속 녹아내린다는 걸 증명하고 있다. 암네마친 설산 주봉을 둘러싼 빙하들이 천여 곳이 넘는다 해서 과거 티베트족들은 빙하를 ‘뤼끄르동샹’이라 불렀지만, 지금은 빙하가 주봉 근처에만 남아 있을 뿐이다. 실제로 중국 지질조사국 조사에서도 칭짱고원의 빙하 면적이 연평균 147제곱미터씩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칭짱고원 일대는 세계에서 지구온난화로 인한 피해가 가장 큰 곳으로 꼽힌다. 2090년에는 칭짱고원 빙하 절반이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와 있을 정도다. 1975년 영하 1도였던 연평균 기온이 30여 년 만에 2도 이상 올랐다. 티베트 유목민들이 야크를 방목하던 곳도 빙하와 눈이 녹아 쏟아져 내리면서 지금은 어떤 생물도 살 수 없는 버려진 땅이 됐다. 유목민들은 모두 삶의 터전을 떠나야 했다.
지구온난화는 고산지대 초원까지 사막으로 바꿔 놓고 있다. 강력한 모래 바람을 타고 사막은 점점 초원을 집어삼키고 있다. 사막화를 막기 위해 풀을 심어 놓은 곳은 풀이 모두 말라 죽어 버리면서 흔적만 남았다. 중국 당국도 지구온난화 주범인 석탄 연료 사용을 줄이기 위해 태양열 발전소를 짓고, 초원을 보호하기 위한 ‘생태 마을’ 정책을 펴는 등 중앙 정부 차원에서 적극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4분의 1을 뿜어내는 중국. 13억 인구가 부른 환경 재앙은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어느 티베트 순례자는 “후손들은 아예 암네마친 설산의 빙하를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더 자세한 내용은 17일 오전 8시20분에 방송된다.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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